
류승완 감독이 최근 개봉한 영화 '휴민트'를 통해 액션 장인은 물론 멜로 장인으로 거듭났다.
영화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 류승완 감독의 특기인 첩보 액션에 멜로까지 더해져 관객에게 즐거움을 전한다.
'휴민트'에서 조인성은 국정원 조과장 역을 맡아 액션을 이끌어 간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속 멜로 라인을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 역의 박정민에게 맡겼다. 류승완 감독은 "왜 조인성이 아닌 박정민에게 멜로를 맡겼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조인성이 멜로 서사를 부여 받는 것은 이미 너무 그럴듯하다. 하지만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조인성과 영화 세 편을 하면서 이 배우와 저의 성장이 같은 궤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배우가 점점 단단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인성이라는 배우가 뺄셈의 연기를 하는 내공이 됐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 본인도 대본을 받고 나서 이 캐릭터에 대해서 알고 영화 전체를 버텨주는, 기둥도 아닌 뿌리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함께 했다. 본인의 역할을 하면 다른 배우들이 더 잘 놀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박정민 배우도 본인의 멜로 서사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강렬하게 올지 예상을 못했다. 저도 예상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평소에 '액션 장인'인 류승완 감독이 다양한 작품 속 슬쩍 슬쩍 보여주는 멜로 라인은 의외로 관객을 설레게 하며 '숨겨진 멜로 장인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류승완 감독은 "저도 약간 그런 착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요만큼' 보여줘서 그렇지 아닌것 같다. 제가 지금까지 영화를 만들면서 꽤 많은 영화를 했는데 단 한 번도 키스 장면을 찍은 적이 없다. 조인성과 이야기 하면서 '키스 장면은 어떻게 찍는거니?'이렇게 물어보기도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말미 블라디보스토크의 인신매매 장면이 여성 전시로 보여 불편했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류승완 감독은 "제가 '베를린'을 찍을때부터 취재했던 이야기다. 그 당시 이 이야기를 듣고 엄청 분노하고 놀랐었다. 제가 이 장면을 찍으며 스태프들과 나눴던 이야기는 '이것을 자극적이거나 착취하는 시선으로 찍으면 안된다'라는 말이었다. 이 일을 벌이는 시스템과 이쪽의 문제, 현재도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대상과 카메라와의 거리도 신경썼고 상황을 보여주지만 포커스를 뚜렷하게 하거나 강조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저희도 촬영하면서도 조심스러웠는데 그런 반응을 보면 더 신경썼어야 하는구나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더 강하게 받아들 수 있구나 생각이 들어서 더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보고 그런 의견을 주는 것도 감사하다"라고 설명했다.
'휴민트'에서는 황치성(박해준 분)이 박건(박정민 분)에게 말하는 장면에서 '베를린'의 표종성(하정우 분)을 언급해 관심을 끈다. 류승완 감독은 '휴민트'에 등장하는 표종성의 이름이 '베를린' 속편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류승완 감독은 "블라디보스토크는 중국 외에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다. '베를린'에서 그렇게 언급하며 마무리 했고, 이번 작품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펼쳐지다보니까 그런 언급이 재밌는 미스터리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베를린'을 본 관객에게는 황치성이 얼마나 파워있는지 한 번에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베를린2'에 대한 기대감을 저도 알고 있다. 사실 '베를린'은 그 이후에 속편의 각본이 나온 적이 없다. 영화가 열린 결말로 나오고, 뭔가 에너지가 상승하면서 끝나니 더 그럴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말씀드린 것이 전부고 '베를린2'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베를린'에서 표종성을 연기한 하정우도 '휴민트' 속에서 언급된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것은 모르지만 제가 (하정우에게) 이야기는 했었다"라고 언급했다.
또 류승완 감독은 '휴민트'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베테랑3'에서도 언급했다. 그는 "'베테랑3'는 각본 수정하고 준비 중이다. 원래 계획은 '휴민트' 끝나고 바로 들어갈까 했는데 이제 체력이 안된다. 황정민 선배님도 촬영 막바지고 해서 현재 세팅하고 준비하고 있다"라며 "저도 지금 온전히 집중할 시간이 이제부터라 준비하려고 한다. 미리 힌트를 드리자면 3편은 아마 관객이 다시 좋아하던 서도철의 모습이 돌아올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류승완 감독은 동생인 배우 류승범과 다시 호흡을 맞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승범이랑도 요새 자주 그런 이야기를 한다. (류승범이) 한 동안 연기를 안하고 떠나있기도 했고, 그 동안 제가 같이 하자고 했는데 본인이 할 의향이 없어서 못했다"라며 "지금 승범이는 연기하는 목적이 본인이 뭔가를 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딸 때문에 하는 거다. 딸에게 아빠가 뭐하는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어한다. 딸이 크는데 아빠가 집에만 있고 하니까 딸한테 무직인걸 보이면 안되겠구나 하면서 한다"라며 형으로서 애정을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은 "슬로바키아에 있는 승범이 집에 갔더니 진짜 최소한의 삶을 살고 있더라. 너무 행복하게 살더라. 아침에 눈뜨면 마당 쓸고 딸과 산책 다니고 한다. 자기는 그 행복을 깨뜨리기 싫다고 하더라. 연기도 연기하는 순간만 집중하고 가족들과 딱 있더라. 근데 저도 승범이를 보면 내 카메라 앞에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한다. 승범이도 '형 이제 슬슬'이라고 한다. '베테랑3'는 아니다. 얘도 이제 몸이 힘들어서 힘든건 안하려고 한다. 제가 그랬다. '너는 나하고는 힘든거 하기 싫어하면서 '무빙'에서는 날아다니더라'라고 말했다. 승범이가 형인 저한테는 좀 요구하는 것이 높은 것 같다"라고 동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액션 장인인 '류승완 감독'이라는 이름에 거는 기대가 높은 것에 대해 "기준이 낮은것보다 낫지 않을까요"라고 웃었다. 그는 "돌이켜보면 제가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은 제 능력이라기보다 비판적인 시선 덕분이었던 것 같다. 저도 이제 비난과 비판은 구분할 정도가 댔다. 오히려 그런 말들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저는 저에게 높은 기대치가 있다면 감사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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