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17세 대전소녀’란 제목의 UCC 동영상은 인터넷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스테이시 오리코의 ‘Stuck’을 부르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두 곳에서 약 86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 소녀는 도저히 17세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가창력으로 ‘립싱크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았다. 약 보름 후 차례로 인터넷에 올린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Toxic’, 이후 스테이스 오리코의 ‘I Promise’ 등 3건의 동영상은 모바일에서만 조회수가 무려 1000만 건에 달할 정도였다.
인터넷 UCC사이트를 발칵 뒤집어 놓은 ‘17세 대전소녀’는 제노(Xenoㆍ본명 박소은). 이국적인 외모에 작은 체구의 소녀는 야무지고 다부졌다. 인터뷰 질문마다 미리 준비한 듯 또박또박 대답했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때는 제법 논리도 갖췄다.
그의 가수 데뷔기를 들어보니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제노는 중 2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Over protected’라는 뮤직비디오를 보고 한 눈에 매료돼 그의 춤과 노래를 그대로 따라하기 시작했다. 브리트니를 ‘정복한’ 제노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스테이시 오리코 등 다른 틴 팝(teen pop) 가수들을 따라 하게 됐다. 춤과 노래를 따로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뮤직비디오를 그대로 보고 따라했다.
반복된 연습에 결국 제노는 여자가수를 넘어 어셔, 마이클 잭슨까지 따라하게 됐다. 노래는 잠자기 전 이불을 뒤집어쓰고 했고, 춤 연습도 집에서 혼자 조용히 했다고 한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과 쉼 없는 연습으로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제노는 연습만 할 수 없었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 이 같은 속내를 안 동생이, 제노가 장난삼아 녹음한 동영상을 거의 모든 음반기획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현 소속사는 이 동영상을 보고 단 번에 그와 계약을 맺었다.
“소속사에 들어와서 보니 역시 혼자 할 때와 많이 달랐어요. ‘내가 왜 이것 밖에 못하나’ 생각이 들면서 화도 나고….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됐어요.”
제노는 영어와 일본어에도 능통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호주로 3주간 영어연수를 떠났다가, 영어를 못하는 이방인으로서의 차별을 느꼈고, 어린 나이에 곧바로 영어공부를 시작해 지금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 현 소속사에 들어와서는 일본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해 1년 만에 일본어 구사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됐다.
제노가 추구하는 음악은 솔을 기반으로 한 댄스으로 7월 중순 ‘니가 뭔데’ ‘Xeno Y!’ ‘아파’ 등 네 곡이 수록된 싱글을 발표했다. 애초 강렬한 댄스곡 ‘니가 뭔데’를 타이틀곡으로 했지만 네티즌들이 ‘발라드로 하라’는 악플에 가까운 항의로 발라드 곡 ‘나쁜 사람’을 전면에 내세웠다.
“저는 틴 팝을 좋아했어요.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두고 사람들은 ‘가수라기보다 엔터테이너’라고 하지만 내게 느낌을 준 사람입니다. 그리고 훌륭한 아티스트라 생각합니다.”
8월 중순 첫 앨범을 발표하는 제노의 프로듀서는 더더밴드의 김영준(기타)과 이창현(베이스)이 맡았다. 모던록 밴드가 만든 댄스곡이어서 참신하다는 평가다.
“MR(반주음악) 라이브를 AR(노래까지 녹음된 음악, 일명 립싱크) 정도로 완벽하게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UCC 사이트에서 받았던 립싱크 의혹을 라이브 음악프로그램에 나가서 꼭 증명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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