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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개가수!..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발행:
박영웅 기자
[기자수첩]
박명수
박명수


예능 프로그램에 가수 출신 방송인들이 넘쳐나고, 음원차트에는 개가수(개그맨+가수) 열풍이 한창이다. 또 개가수 열풍이다. 가요계와 예능계의 벽이 허물어지고 활동 영역의 주체가 모호해 진지는 오래. 그야말로 주인이 따로 없는 곳이다.


소녀시대를 시작으로 새해 가요계에 대형 가수들이 컴백을 예고한 가운데 가요계는 때 아닌 복병을 맞이했다. 신인 작곡가 '방배동살쾡이' 박명수를 필두로 MBC '무한도전' 멤버들의 음원이 차트를 휩쓸고, 가요계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 기간 공 들여 만든 기존 가수들의 음악이 이벤트성 음악에 휘둘리는 현실에 대한 한탄이다.


하지만 가수들이 예능 및 드라마, 영화, 뮤지컬로 진출하며 주인공을 꿰찬 것에 비교하며 반대 의견을 내는 네티즌들도 상당수다. 어찌 됐건 가요계가 대중의 인기에 좌우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개가수들의 음악활동을 문제시 삼을 필요는 없는 셈. 결국 개가수들의 음악에 응원을 보내는 이들 역시 대중이기 때문이다. 기존 가수와 개가수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했느냐가 문제다.


퀄리티가 낮거나 대중코드와 다를 경우, 어떤 콘텐츠건 외면을 받기 마련. 물론 재치 있는 노랫말과 세상 풍자와 해학의 메시지로 새 분야를 개척하는 이도 있었다. 때론 개그맨 특유의 재치에서 좋은 음악이 나오기도 한단 얘기다.


형돈이와 대준이


박명수표 노래의 완성도를 떠나 대중은 '무한도전'에 열광했다. 아이돌 음악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이 개가수 음악에 옮겨갔다는 나름 설득력 있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 뮤지션들은 한숨을 내쉰다. 이벤트 음원에 가수들의 경쟁이 휘둘린다는 것.


신인 작곡가 박명수의 꿈을 이루게 해주고 그 가치를 인정한다는 '무한도전'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박명수가 꿈을 위해 투자한 시간은 고작 3달. 몇 개월에 걸쳐 6곡을 뚝딱 만들어 낸 뒤 기부하겠단 '좋은' 목적 아래 음원을 잘 팔리고 있다. 또한 주말 저녁 프라임 시간대에 작곡과정은 물론 6곡이 전파를 탔다.


프로모션 과정만 따지고 보자면 불공정한 싸움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신곡을 발표한 가수들은 방송 한 번 잡기 힘들다고 한탄한다. 때문에 이벤트성 음원은 차트 번외로 두자는 의견과 함께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음원 공개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가요제작자는 "웃자고 시작한 일이라지만, 오랜 기간 음악에만 매진한 뮤지션들은 상실감과 자괴감에 빠진다"며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방송사에서 음원사업에 진출한다면 기존 가수들은 어찌 살아가란 말인가"라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제작자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이 제작자는 "대중의 취향은 존중하지만 재미를 위주로 한 음원들이 넘쳐난다면 너도 나도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매달릴 것"이라며 "좋은 음악을 만들 시간에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한 번이라도 출연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MBC '무한도전'


물론 음악 종사자들의 입장에선 회의감이 드는 현실일 수도 있지만 대중의 달라진 음악 소비 패턴도 존중해야 한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뮤지션의 숙명이다. 대중이 열광하든, 외면하든 콘텐츠 경쟁이다.


여러 아이돌 가수도 연기 분야로 진출하는 등 영역 파괴가 계속되는 만큼 대중음악이 더욱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밖에 없는 셈이다.


적어도 '패러디'란 명목 하에 힙합, 록 등 장르의 특성을 무조건 희화화해선 안 된다는 점, 그리고 개가수는 여러모로 홍보에 강점을 가진 만큼, 노래의 퀄리티에 대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절대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개가수는 인기에 편승해 재미로 음악에 접근한 것은 아닌지, 기존 뮤지션 및 아이돌 제작자는 자본으로 음악을 대하진 않았는지, 히트 작곡가들의 음악에만 의존하며 도박하는 심정으로 아이돌을 제작하진 않았는지 깊게 생각해 볼 일이다. 개가수와 아이돌이 왜 포화상태에 이르렀는지 말이다. 한숨 쉬기 전에 생각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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