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쏟아지는 카메라 셔터가 익숙한 듯 태연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때론 날카로운 송곳니가 부각된 금니를 드러내고, 눈 모양이 그려진 체인 안대를 쓰고 '난 나쁜 기집애'라고 당당히 외친다. 펄럭이는 깃발을 들고 그리스 여전사로 분하는가 하면 강렬한 포스로 동네에서 한 가닥 하는 '언니'의 모습도 드러내기도 한다.
걸 그룹 2NE1(산다라박, 박봄, 공민지, 씨엘)의 리더 씨엘의 첫 솔로곡 '나쁜 기집애'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씨엘은 28일 낮 12시 각종 음악사이트를 통해 첫 솔로 싱글 '나쁜 기집애'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곡은 2NE1의 전담 프로듀서인 테디가 작사와 작곡, 편곡까지 도맡은 곡으로, 당초 씨엘이 데뷔 4년 만에 발표하는 첫 솔로 곡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기대에 힘입어 발매 2시간 만인 이날 오후 2시 현재 멜론, 엠넷 등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나쁜 기집애'는 현 시대에 살고 있는 당당한 여성을 씨엘 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풀러낸 가사가 인상적인 곡으로, 씨엘은 자신의 주 무기인 개성 있는 음색을 그대로 살리면서 중독성 짙은 라임을 강조해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비트 속도(BPM)는 70까지 낮춰 기존의 국내 여성 래퍼들이 주로 보여줬던 부드러운 힙합곡과는 차별화를 뒀다. 여기에 '일렉트로닉계의 헤비메탈'로 불리는 덥스텝을 차용해 파워풀한 에너지를 불어넣었고, 몸의 반동을 활용한 춤인 더기 스타일을 결합해 최신 트렌드를 따랐다. 마치 언더그라운드 힙합신에서 들어봄직한 묵직한 힙합 음악을 씨엘 만의 스타일로 완성시켰다.
가사는 더 강렬하다. '난 나쁜 기집애 나난 나쁜 기집애 난 나쁜 기집애' '언니야~(Woh) 언니 언니 언니 Hey' 등의 자신을 멋지고 당당한 여성이라고 소개하는 강렬한 표현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래 나는 세 아주 사납게/너 정도론 날 절대 감당 못해/질투 따윈 눈곱 만큼도 모르죠/점쟁이도 내 맘속은 못 맞추죠'라는 등의 노랫말을 통해 현 시대에 새로운 강한 여성상을 그렸다.
베일을 벗은 뮤직비디오에서 씨엘은 총 15벌의 의상이 동원해 다양한 연출을 시도했다. 톱스타와 남장여자, 그리고 동네 노는 여자까지 다양한 콘셉트로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내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길거리 힙합 패션으로 그루브한 느낌을 살리는가 하면 숲을 헤매는 장면과 전쟁에 선두에 선 여전사 같은 장면을 연출해 야성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도중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 등 같은 소속사 뮤지션들의 등장과 '나쁜 기집애'의 포인트 안무인 일명 '손톱 말리기 춤'으로 대중성도 살렸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노래를 통해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가사를 구성해 '나쁜 기집애'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노래했다"며 "단순히 나쁜 여성에 관한 이야기일지, 아니면 변화된 사회 속에서 달라진 여성상을 노래하는 곡이 될 것인지 가사를 유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씨엘은 오는 6월 2일 SBS 가요순위프로그램 '인기가요'를 통해 첫 컴백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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