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씨엘, 두 트렌드세터의 '나쁜 여자' 활용법

발행:
윤성열 기자
이효리(왼쪽)과 씨엘
이효리(왼쪽)과 씨엘


현 가요계에 '나쁜 여자'는 주로 도덕적 잣대를 떠나 당당하고 자립심 강한 여성을 표현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억지로 예쁜 표정을 짓기보단 인상을 쓰거나 눈썹을 치켜뜨며 강하고 당당한 여성을 노래한다.


강인한 여성상의 등장, 개성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맞물리며 '나쁜 여자' 캐릭터가 가요계에 각광을 받고 있다. '트렌드세터'로서 다양하고 감각적인 시도를 선보이는 가수 이효리(34)와 그룹 2NE1의 씨엘(22·이채린)이 그 대표격이다.


이들의 짙은 화장과 화려한 의상은 '나쁜 여자'를 선도하는 일종의 도구다. 트렌드를 따라도 그 안에 자신만의 철학을 넣는 것이 포인트. 강렬한 사운드와 직설적인 가사도 필수다.


이효리는 3년 만에 발표한 정규 5집 '모노크롬'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그 간 '텐미닛' '유 고 걸' 등 힙합을 가미한 댄스를 주로 선보인 그가 이번 음반에서 아날로그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


이 같은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나는 곡이 바로 타이틀곡 '배드 걸즈(Bad girls)'다. 기타와 드럼, 키보드 등 아날로그 밴드 반주를 기반으로 이효리의 노래와 랩이 곡 전반을 에워싼다. 가사는 곡명에 걸맞게 직설적이다 이효리는 직접 작사한 이 곡에서 '영화 속 천사 같은 여주인공/그 옆에 더 끌리는 나쁜 여자'라는 등의 노랫말로 틀에 박힌 여성상을 거부하고, 당당한 여자가 되라고 외친다.


'욕심이 남보다 조금 많은 여자', '착하게 살아봤자 남는 거 하나도 없대', '지는 게 죽는 것보다 싫은 여자' 등의 가사에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여성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느끼게 한다.


이 같은 특징은 뮤직비디오에서 더욱 강렬히 나타난다. 그는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남자들을 응징하고, 부당한 일에 당당히 저항하는 강한 여성으로 등장한다. 과감한 출산 연기와 음흉하게 쳐다보는 남자들 앞에서 다리를 벌리는 장면 등도 인상적이다.


데뷔 4년 만에 첫 솔로 활동에 나선 씨엘도 '나쁜 여자'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전속 프로듀서인 테디가 작곡, 작사, 편곡까지 도맡은 씨엘의 신곡 '나쁜 기집애'는 느린 비트가 돋보이는 최신 사운드의 힙합곡. 남자 가수들이 주를 이뤘던 '힙합'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일렉트로닉계의 헤비메탈'로 불리는 덥스텝을 차용해 파워풀한 에너지를 불어넣었고, 몸의 반동을 활용한 춤인 더기 스타일을 결합해 최신 트렌드를 따랐다. 마치 언더그라운드 힙합신에서 들어봄직한 묵직한 힙합 음악으로 씨엘 만의 뚜렷한 개성을 드러냈다는 평이 일었다.


'난 나쁜 기집애 나난 나쁜 기집애 난 나쁜 기집애' '언니야~ 언니 언니 언니'라며 자신을 멋지고 당당한 여성이라 소개하고, '그래 나는 세 아주 사납게/너 정도론 날 절대 감당 못해/질투 따윈 눈곱 만큼도 모르죠/점쟁이도 내 맘속은 못 맞추죠' 등의 가사로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베일을 벗은 뮤직비디오에서는 총 15벌의 의상을 동원, 톱스타와 남장여자, 그리고 동네 노는 여자까지 다양한 콘셉트로 '나쁜 여자'를 표현했다. 길거리 힙합 패션으로 그루브한 느낌을 살리는가 하면 숲을 헤매는 장면과 전쟁에 선두에 선 여전사 같은 장면을 연출해 야성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프로듀서는 스타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씨엘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노래를 첫 솔로곡으로 정하게 됐는데 처음 들을 때는 호불호가 엇갈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곡은 중독성이 강한 곡이어서 결국은 많은 분들이 따라 부르고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노래들은 '나쁜 여자'라는 강렬한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 특유의 개성을 버무려 가요 팬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변화된 사회 속에서 달라진 여성상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효리와 씨엘의 감각적인 시도가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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