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인 혼성 록밴드 예리밴드(한승오 유예리 남궁혁 이학인)가 새 진용, 새 마음, 새 앨범으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예리밴드는 최근 총 7트랙이 수록된 미니앨범을 발표,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음반을 냈다. 타이틀곡은 리더 한승오가 작곡하고 프론트 우먼이자 보컬인 유예리가 노랫말을 쓴 '로미오 마네킹'. 실연을 당한 여자가 남자에게 외치는 독설을 담은 곡으로 보컬 예리의 허스키하면서도 힘 있는 보컬과 메탈릭한 기타 리프가 인상적이다.
이번 앨범에는 '로미오 마네킹' 외에도 순진남의 소극적 행동을 답답해하는 여자의 마음을 담은 '이리와 놀자', 시나위 2집 수록곡으로 예리밴드가 재탄생시킨 몽환적인 느낌의 '들리는 노래', 예리밴드 특유의 흥겨운 분위기를 댄서블하게 표현한 '비-보이(B-BOY)', 성상납 및 성범죄 등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의 의문을 드러낸 '이상한 나라'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담겼다.
기존 김선재 김하늘 등 여성 멤버 2명이 빠지고 드럼의 남궁혁, 베이스의 이학인 등 남자 멤버들이 합류, 3남1녀 체제가 되며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더욱 강해졌다.
기타도 맡고 있는 한승오는 "여자 멤버들과 할 때 보다 파워 면에서 보다 강해졌다"라며 "두 친구들 모두 예전부터 다들 알고 지냈던 사이들이라 팀워크도 좋다"라며 웃었다.
이번 앨범은 예리밴드가 처음 발표하는 음반이라는 점 외에도, 그 간 여러 일들을 겪은 뒤 음악에 대한 치열함과 열정이 더 풍부해진 상황에서 내놓은 결과물이라 애착이 남다르다.
예리밴드는 2011년 Mnet '슈퍼스타K3' 본선에 올랐지만 제작진과 이른바 '악마의 편집' 논란을 놓고 충돌했고 결국 숙소를 이탈, 프로그램을 떠났다. 예리밴드는 이 논란 이후인 2012년에는 음악으로 다시 한 번 승부하고자 KBS 2TV '톱밴드2'에 출연했다. 24강 즈음까지는 진출했지만 더 이상은 오르지 못했다.
"'슈퍼스타K3' 당시 우리도 완전 '멘붕'이 왔다. 이미지 실추가 됐다는 느낌이었다. 유명해 지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그런 방식은 정말 싫었다. 그 뒤 음악으로만 승부하고자 '톱밴드2'에도 나갔다. '슈퍼스타K3'까지 포함해 두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것도 분명 있다. 음악 자체가 서바이벌 일수도 있다고 느꼈다. 매순간 우리가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더 치열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 역시 더 생겼고 그 마음을 담아 이번 앨범을 냈다."
음악에 몰두하니 지난 아픔들도 이제 많이 치유됐다. '슈퍼스타K3' 제작진 중 카메라 감독 등 뒤에서 고생했던 스태프 및 자신들에 기대를 걸었던 심사위원 윤종신에는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 죄송한 마음을 전하는 방범은 역시 예리밴드만의 좋은 음악을 내놓은 것이었다.
"타이틀곡 '로미오 마네킹'을 포함, 수록곡 대부분의 록 사운드가 이전보다 더욱 강해졌다. 사실 예리밴드는 예전부터 라이트한 음악보다는 강한 음악을 추구했고 이번에는 여러 부분들을 다듬어 신곡들 냈다. 물론 메탈 마니아 분들은 우리의 사운드가 파풀러하다고도 느낄 수 있겠지만 예리밴드는 트렌드함 보다는 웰메이드, 소비보다는 소장할 수 있는 음악과 앨범과 무대를 탄생시키고자 노력했고 이 뜻을 이번 앨범에 담았다."
팀 내 홍일점인 유예리의 독특한 보컬 역시 이번 음반의 또 다른 주목거리다.
말할 때조차 허스키함이 돋보이는 유예리는 "원래는 미성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노래 연습을 정말 많이 했고 탁성이 됐다"라며 "'톱밴드'에 나갔을 때 유영석 김도균 등 선배님들께서 '너는 평생 소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게 큰 힘이 됐고 이번에도 진실한 감성을 드러내려 했다"라며 미소 지었다.
팀에 새로 합류한 드러머 남궁혁과 새로운 막내가 된 베이시스트 이학인도 새 앨범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어렸을 때 봐온 승오형은 되게 큰 형이었는데 팀을 함께 하게 돼 기분 좋고 우리의 능력을 인정해 줘 고맙다"라며 웃었다.
첫 앨범으로 힘찬 새 출발을 하고 있는 예리밴드에게 요즘 낭보들이 자주 전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뮤직비디오에 관한 소식이다.
유명 뮤직비디오 연출가 홍원기 감독이 연출한 '로미오 마네킨' 뮤직비디오는 벌써 유튜브에서만 4만 조회를 넘겼다. 19금인데다, 아이돌이 아닌 밴드의 뮤직비디오인 점을 고려하면 호기록이다.
홍원기 감독은 무술 연기 전문가들과 함께 한 편의 액션 영화처럼 이번 뮤직비디오를 만들었고 중간 중간 예리밴드의 강렬한 연주와 열창 모습을 삽입했다. 멤버들 역시 '로미오 마네킨' 뮤직비디오에 반했다.
"원래 '로미오 마네킹'은 타이틀곡이 아니었는데 홍원기 감독님이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적극 추천했고, 만약 타이틀곡이 되면 정말 멋진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해줬다. 너무 고마웠고 회의 끝에 '로미오 마네킹'을 타이틀곡으로 최종 확정했다. 홍감독님은 정말 한을 풀듯 멋지게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주셨는데 이 작품을 보고 우리도 다시 한 번 힘을 얻었다."
예리밴드는 앞으로 기회가 닿는 한 방송 및 공연 무대 가리지 않고 신곡들을 들려 줄 수 있는 자리에는 최대한 많이 설 계획이다. 신곡으로 인지도를 더욱 높여 올 여름 여러 록페스티벌들에서 자신들을 찾는 곳이 많아지게 하겠다는 게 예리밴드의 각오다.
예리밴드는 "이번 앨범으로 우리만의 색깔과 이미지가 확실히 각인 됐으면 좋겠고, 어떤 특정 분위기에선 예리밴드의 노래가 꼭 생각하는 밴드가 되기 위해 달려갈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더욱 강해졌고 성숙함까지 추가됐기에 예리밴드의 향후가 더 기대된다.
길혜성 기자com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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