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속한' 언니들 "결혼·출산해도 일해야죠"(인터뷰)

발행:
이지현 기자
(왼쪽부터) 니키타 김지현 나미 / 사진= 스타뉴스 임성균 기자
(왼쪽부터) 니키타 김지현 나미 / 사진= 스타뉴스 임성균 기자


90년대 가요계를 주름 잡던 룰라 김지현이 반짝이 의상을 입고 돌아왔다. 언니들. 듣기만 해도 '쎈' 이미지를 주는 이 그룹은 김지현(42)을 필두로 니키타(36·심성미), 나미(35·오나미)로 구성됐다.


데뷔 디지털 싱글은 '늙은 여우'다. 팀명도 강하디 강한데 타이틀곡까지 '늙은 여우'라니, 대체 어떤 마음가짐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일까. "평균나이 37.7"이라며 호탕하게 웃는 언니들을 만났다.


'언니들'이란 명칭이 단 번에 귀에 꽂히니 누가 지었는지 궁금했다. 김지현은 "제가 소속사 대표님과 얘기하다가 '언니들이라고 그래~'라고 말했는데 그게 팀이름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서울시스터즈, 펄시스터즈 느낌을 살리고 싶은 마음에 ○○시스터즈로 갈까 생각했어요"라며 "그런데 언니들로 짓고 나니 사람들 반응이 좋더라고요, 잘 지은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세 명의 멤버는 이미 데뷔를 해본 경력자들이다. 김지현은 알려진대로 룰라 출신이고, 니키타는 2011년 싱글음반을 냈었다.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도 했다. 나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걸그룹 블랙펄로 이름을 알렸다. 니키타와 나미는 "지현 언니와 팀을 꾸려 정말 영광이고, 기대되고 또 설레요"라고 미소 지었다.


지난 2009년 룰라의 9집 이후 오랜만에 새 옷을 입은 김지현은 "솔직히 부담감이 굉장히 컸고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줄 지 걱정도 됐어요"라며 "다시 이렇게 음악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니까 좋아요"라고 웃었다. 그는 "제게 맞는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룰라의 빈 공간을 채우기 힘들었어요"라며 그룹으로 나온 이유도 설명했다.


데뷔 음반에는 총 4트랙이 담겼다. 앨범과 동명인 타이틀곡 '늙은 여우'와 '강남 누나' 그리고 각각의 MR(반주 음악)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히트 작곡가 귓방망이의 작품이다. 연상 연하 커플을 주제로 다룬 노래다. 니키타는 "어린 남자랑 사귀는 누나들을 보고 사람들이 '늙은 여우'라고 할 때가 있어요"라며 "하지만 그들은 진지하게 사랑하는 거니까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았으면 한다는 내용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나미 김지현 니키타 / 사진= 스타뉴스 임성균 기자


언니들은 너무도 솔직했다. "모두 연하와 연애한 경험이 있어요"라면서 그런 추억 혹은 현재 연애가 '늙은 여우'에 감정을 이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멤버들은 "연하 남자친구를 만나는 여자들이 공감할 것 같아요"라고 입을 모았다.


콘셉트는 복고. 흔하디 흔한 복고가 아닌 '원조 복고'다. 화려한 원단으로 만들어진 올인원과 나팔바지는 언니들의 무대 의상이다. 김지현은 "옛 느낌을 많이 살리고 싶었어요"라고 했다. 드러나게 섹시미를 유도하진 않았지만, 원숙미가 느껴진다. 언니들의 이런 모습 역시 김지현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새로운 콘셉트와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대중성에 부응하고 싶은 것도 있었어요. 제 또래인, 룰라를 사랑했던 30대와 40대, 그리고 50까지 즐기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90년대 대중가요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요."(김지현)


그렇지만 현재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으로 포화 상태다. 매년 수십 팀씩 데뷔하는 상황에서 언니들은 어떤 전략으로 맞서야 할까.


"그냥 차별화된 저희들이 전략이에요. 온 가족이 거실에 둘러앉아 무대를 즐길 수 있는 팀이랄까요(웃음). 연령대 상관없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늙은 여우'의 도입부를 어린 아이들도 따라한다고 하더라고요."(니키타)


"편하게 옆집 언니 혹은 옆집 사는 이모로 다가가는 느낌? 이 자체가 전략이죠. 동네에 사는 젊은 언니 같은 이미지가 편하게 느껴졌으면 해요. 솔직히 걸그룹이라고 우기고 싶지만 언니 그룹이잖아요(웃음)."(나미)


공교롭게도 언니들이 출사표를 던진 요즘 가요계는 이선희 이은미 이승환 등 레전드들이 동시에 출격한다. 언니들이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이 상황에 조바심이 느껴지진 않을까. 역시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김지현은 "이런 가수들이 많이 나와야 해요"라며 "아이돌 그룹과 공존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라고 생각을 밝혔다.


처음 마주한 언니들, 연륜이 느껴지는 이들에겐 어떠한 걸림돌도 없어 보였다. 비록 빠른 출발은 아니지만 확고한 꿈과 목표도 털어놨다.


"링거를 맞을 정도로 투혼을 발휘하면서 활동하고 싶어요(웃음). 활동 중에 결혼을 할 수도 있는데 소속사 대표님도 '빨리들 시집가라'고 하세요. 출산하고 와서도 활동하면 되니까요. 하하. 저희는 다들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도 '행사 잡혔으니까 나와' 이러면 뭉치는, 그런 그룹이 되고 싶어요. 보이는 모습이 비호감일 수도 있지만 편하게 봐 주세요. 정말이지 잘 됐으면 좋겠어요(웃음)."


이지현 기자starjij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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