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을 돌아보니)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살았더라. 일탈 정도가 아니라 '오탈'했다. 바다를 건너왔다는 심정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제 과감하게 1막을 접고 2막을 시작하려 한다."
'전인권 밴드'로 돌아온 그룹 들국화의 보컬 전인권(60)이 35년의 음악인생에 대한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전인권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 엠펍에서 진행된 전인권 밴드의 새 앨범 '2막1장'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1막은 경험했고, 2막이 재밌지 않냐"며 앨범 타이틀 명에 의미를 부여했다.
전인권은 1979년 포크그룹 '따로 또 같이'의 보컬로 데뷔했다. 1985년 최성원, 허성욱, 조덕환, 주찬권과 함께 그룹 들국화를 결성한 뒤 1집 '행진'으로 인기를 얻었다. 1986년 2집 '너랑 나랑'을 통해 전성기를 누린 들국화는 1987년 전인권이 대마초 파동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활동을 접었고, 1989년 고별 콘서트를 끝으로 공식 해체했다.
"당시 들국화 음악은 '명랑운동회'에도 안 나가는 비주류였다. 그래서 우리들끼리 안간힘을 다해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했다. 그걸 대중들이 때 묻지 않고 순수하게 잘 받아드려진 것 같다. 우리에게 힘을 준 대중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들국화는 14년 만인 2012년 5월 원년멤버로 재결성했다. 또 원년멤버로는 27년 만인 지난해 12월 새 앨범 '들국화'를 발표하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앨범 발표 직전인 10월 드러머 주찬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앨범만 발표하고, 팀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전인권은 들국화의 재결성 가능성에 대해 "최성원과 같이 안간힘을 썼던 것은 잘 맞았다. 가장 힘들 때 서로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도 "음악적인 방향과 성질은 너무 다를 때가 많아서 너무 싸운다. 진짜 이제 싸우기 싫다. 들국화를 하더라도 지금 이 팀으로 같이 무대에 합류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로 대신했다.
전인권은 이날 쇼케이스에서 '오늘', '내가 왜 서울을', '눈물', '사람답게' 등 새 앨범 '1막 2장' 수록곡 무대를 차례로 선사했다.
'1막 2장'은 전인권이 지난 2004년 솔로 앨범 '전인권과 안 싸우는 사람들'을 발표한 이후 10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신보다. 전인권 음악 인생의 새로운 출발이자 들국화의 이름으로 걸어온 30년 음악 인생에서 두 번째 행진을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
전인권과 뜻을 같이 하는 전인권 밴드(신석철 민재현 송형진 이환 안지훈 양문희), 음악친구인 피아니스트 정원영이 함께 만들었다
전인권은 "이 팀은 순간 활동할 것이 아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다"며 "에릭 클랩튼이 기타를 쳐준다고 해도 (멤버를) 바꾸지 않는다. 내년에 이름은 바꿀 수 있다. 박민규 작가가 제안한 '마더', '더블펌'이라는 이름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전인권이 평소 만들어둔 8곡과 정원영이 만들고 전인권이 가사를 붙인 3곡 등 총 11곡의 신곡이 수록됐다. 이 중 '내가 왜 서울을', '눈물', '사람답게' 등 3곡은 앨범 출시에 앞서 이날 낮 12시 음원사이트에 선 공개됐다. 앨범은 오는 9월 4일 출시될 예정이다.
전인권 밴드는 앨범 발매 이후 3개 도시 투어 공연을 펼친다. 오는 20일 일산 고양시 아람누리 아람극장을 시작으로 오는 9월 27일 대국 경북대 대강당, 10월 11일과 1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2막 1장'이란 타이틀로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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