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션 토마스쿡(40·본명 정순용)이 5년 6개월 만에 새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사운드와 감성은 이전보다 한층 풍부해졌고,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모든 면에서 더 여유로워 졌지만 음악적 열정은 더욱 커졌다. 이유가 있다. 지난 앨범과 이번 음반 사이, 토마스쿡은 총각에서 한 여인의 남편으로, 또 한 아이의 아빠가 됐다.
토마스쿡은 이달 3일 솔로 정규 3집이자 셀프 타이틀 음반 '토마스쿡'(THOMAS COOK)을 발표했다. 토마스쿡이 새 솔로 음반을 선보인 것은, 같은 소속사 뮤직팜에 몸담고 있는 김동률이 공동 프로듀서로 침여했던 지난 2011년 5월 솔로 2집 '저니'(Journey) 이후 무려 5년 6개월 만이다.
토마스쿡은 지난 1999년 밴드 마이 앤트 메리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한 뒤 2001년 첫 솔로 앨범 '타임테이블'(Timetable)을 통해 솔로 가수 겸업에도 나섰다. 밴드와 솔로 활동을 병행할 만큼, 그는 음악에 관한 한 열정적이다. 5년 6개월의 공백이 궁금한 배경이다. 하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이 시기에도 토마스쿡은 음악과 함께 했다.
지난 2011년 9월 토마스쿡은 14년간 교제해 온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렸다. 2014년 7월엔 첫 아이이자 첫 딸을 얻었다. 결혼 직후엔 아내가 회사에서 중국 상하이로 발령받아 토마스쿡 역시 이 곳에 함께 2012년부터 2년 간 생활했다. 토마스쿡은 상하이의 한 대학 부설 어학기관에서 중국어를 배움과 동시에 새로운 느낌으로 음악 작업도 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지치지 않고 했던 것은 아내와의 사랑과 음악 같아요. 결혼을 한 뒤인 요즘도 어떻게 그렇게 오랜 기간 지치지 않고 사랑을 하고 있을까란 생각을 하죠. 딸 역시 제겐 너무도 사랑스러운 존재고 제게 힘을 주죠. 참, 중국어를 배우긴 했는데 지금 중국어 실력은 여행 가서 밥 시키고 물건 살 정도 밖에 안돼요. 하하. 그래도 상하이에서 다양한 곡들을 스케치 했어요. 타이틀 곡 '그래 안녕'을 포함해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 중 상당수가 상하이에 있을 때 기본 작업을 한 곡들이죠. 좋은 경험 들이었어요. 한국에 돌아온 후 추가 작업을 통해 이 곡들을 완성했고, 솔로 3집을 내게 됐죠."
심적 여유로움 때문일까. 토마스쿡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음악 스펙트럼을 더욱 넓히는 변화도 과감하게 시도했다. 토마스쿡은 이번 음반에 수록된 신곡 7곡 전곡의 작사 작곡 가창을 맡았고, 모든 악기의 세션까지 직접 담당했다. 여기에 토마스쿡은 사운드적 변화까지 추구했다. 마음적 여유가 음악의 폭을 넓히는데도 긍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타이틀 곡 '그래 안녕'은 기본적으로 토마스쿡의 강점인 어쿠스틱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훨씬 다채로워진 악기 및 멜로디 구성을 자랑하고 있다. 한마디로 토마스쿡만의 어쿠스틱을 스스로 한 단계 발전시킨 셈이다.
"'그래 안녕'은 사운드 측면을 가장 강조한 곡이죠. 그 전에 제가 했던 곡들이 한 악기에 보컬을 넣는 스타일의 어쿠스틱이었다면, '그래 안녕'은 리듬과 비트를 많이 넣은 발라드라고 볼 수 있죠. 제가 가진 선 안에서 변화를 주고 싶었고, 음악 영역도 확장하고 싶어서 였죠. 개인적으로 제 발라드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 이 곡 작업을 통해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참, 이번 앨범에서 기존 제 스타일의 곡을 굳이 찾는다면 마지막 7번 트랙 '졸업'이 가장 가까운 곡이죠."
음악적 열정이 많은 토마스쿡이지만 꿈은 소박했다. 음악을 통해 팬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게, 바로 그가 뮤지션을 택한 이유였다.
"어느 가게에 가면, 규모가 작더라도 거기에만 있는 분위기와 소품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그걸 보고 평온함을 얻고 힐링도 하고요. 제 음악이 이런 가게의 소품 같은 역할을 팬들에 해줬으면 좋겠어요. 또 제 음악이 어느 누군가에게 소중한 추억이 됐으면 좋겠고요. 불러 주시는 곳이면 어디즌 자주 찾아 뵐테니 새 앨범도 많이 들어 주세요. 참, 밴드 마리 앤트 매리 멤버들은 지금도 사이가 좋으니 언젠가는 신곡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토마스쿡은 오는 12월 2일과 3일 이틀 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소극장 공연을 갖고 팬들과 직접 만날 계획이기도 하다.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지 햇수로 18년차 뮤지션이지만 여전히 순수하고 열정 넘치는 토마스쿡이기에, 향후 그의 음악 행보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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