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닐로의 2017년 10월 발표 곡 '지나오다'로부터 시작된 '음원 사재기 논란'은 2018년 대한민국 가요계 화두로 다시 떠오름과 동시에 대한민국 가요계의 오랜 폐단에 대한 재조명으로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 등 관련 단체들이 사태 파악에 나섰지만,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답답한 실태 조사 속에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이기만 하다.
'지나오다'는 지난 4월 12일 오전 1시부터 4월 12일 오전 4시까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당시 트와이스, 위너, 엑소-첸백시, 워너원 등 인기 아이돌그룹들의 컴백 및 롱런 시점과 맞물린 데다 엠넷 '고등래퍼2' 경연 곡들의 화제성도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나오다'의 순위 급상승에 대한 의혹이 커져만 갔고 결국 '음원 사재기' 논란으로 퍼졌다.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닐로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는 "사재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부인했고, 음원 사이트 멜론 역시 "'지나오다' 음원을 구매한 아이디 중 불법 아이디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불법 아이디를 통해 음원을 사재기하고, 이 수법을 악용, 억대의 돈을 챙기는 사례까지 보도를 통해 전해지면서 닐로의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기에 이르렀다.
당사자는 극구 부인하고 있는 와중에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 커지니 이를 바라보는 모두 답답함만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닐로 사태'는 끊임없이 제기됐던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공론화되고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도, 문체부와 공정위, 한매연도 논란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지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더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조사에 진척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스타뉴스 취재 결과 일단 리메즈 측이 문체부에 논란과 관련한 조사를 요청했고 문체부도 관련 전문가들을 불러 간담회 또는 토론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아직 없었다. 또한 공정위 역시 이번 논란을 인지하고 있지만 단순 조사로는 결코 결론이 나지 않고, 피해자의 신고나 제보로도 진위를 파악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명확해야 하고 피해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구분하기가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이시우 리메즈엔터테인먼트 대표 역시 "발로 뛰어가면서 이번 논란에 대한 진위를 따져봐 달라고 했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얻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시우 대표는 "공정위 관계자가 '이 논란에 대해 고소를 한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조사를 하느냐'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한매연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앞서 말했듯이 이번 논란은 결코 단기간에 결론 지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법 아이디를 통한 부적절한 음원 사재기 실태에 대한 보도 역시 충분히 인지했고 이를 온라인 마케팅에 악용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이러한 수법들이 현행법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다고 하더라도 분명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고 양질의 음원을 만드는 이들에게는 적지 않은 피해가 가는, 범죄와도 같은 것인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가 결론이 어떻게 나든 상관없이 오랫동안 제기가 됐던 음원 유통 구조에 대한 변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변화된 인식을 확인하게 한 계기가 됐다. 이와 함께 실시간 차트 폐지 등 전반적인 차트 개편을 둘러싼 논쟁과 음원 수익 분배 구조 개선에 따른 저작권료 징수 규정 개정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은 만큼 이를 계기로 좀 더 많은 관심과 구체화된 해결 방안 촉구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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