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가수 앤 마리가 내한 공연이 기습 취소되자 실망한 팬들을 위해 깜짝 무료 콘서트를 열었다. 최근 '노쇼 논란'으로 한국 팬들을 실망시킨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대조되는 처사에 박수를 받고 있다.
앤 마리는 지난 28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공연이 취소됐다. 주최 측은 현장에서 앤 마리와 다니엘 시저의 공연 취소 소식을 알리며 "뮤지션의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앤 마리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무대는 내가 취소하지 않았다"며 "나는 무대에 서고 싶었지만 주최 측이 무대에 오르려면 관객석에서 (우천과 강풍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할 시 책임지겠다는 각서에 사인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앤 마리는 깜짝 게릴라 공연을 발표했다. 그는 "오후 11시 30분 호텔에서 무료 공연을 열 것이고 티켓은 필요 없다"며 "한국 팬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앤 마리는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공연을 펼치며 유료 공연 못지않은 열정적인 무대로 팬들을 감동시켰다. 공연 도중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은 앤 마리는 이후 SNS에 "정말 감성적인 날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공연은 협소한 장소 탓에 300여 명의 팬들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앤 마리는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연 실황을 내보내며 함께 하지 못한 관객들을 배려하기도 했다.
앤 마리의 이 같은 책임감은 '노쇼 논란'으로 한국 팬들을 실망시킨 세계적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태도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 호날두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 친선경기에 출전을 약속했으나 전·후반 내내 벤치를 지켜 6만 5000여명의 관중과 한국 축구 팬들을 실망시켰다.
앤 마리는 지난해 발표한 '스피크 유어 마인드(Speak Your Mind)'의 수록곡 '2002'로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