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원계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지난 2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6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스포티파이는 6000만개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 재생목록을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지난해 기준 글로벌 이용자 수는 3억2000만명에 달한다.
스포티파이의 강점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큐레이션과 사용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꼽힌다. 한국 서비스에서도 음악 에디터가 준비한 국내 전용 플레이리스트와 개인화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나를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몇 년간 스포티파이는 한국에 주목해왔다. 한국은 전 세계 음악시장 6위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자,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K팝의 근원지이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2014년 K팝 허브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해당 플랫폼에서 K팝 이용자 청취 비중이 2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포티파이의 성공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먼저 서비스 시작 전부터 우려됐던 음원 확보 부분이다. 아직 스포티파이에서는 아이유 임영웅 등 국내 인기 가수들의 음원을 유통하는 카카오M의 음원을 들을 수 없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M의 음원 유통 점유율은 37%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 국내에 상륙한 애플뮤직도 음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 다만 스포티파이는 또 다른 대형 유통사인 지니뮤직과는 음원공급 계약을 완료했고, 카카오M과는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도 다소 떨어진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출시한 요금제는 2종으로, 1인이 사용하는 프리미엄 개인은 월 1만900원, 2인이 사용하는 프리미엄 듀오는 월 1만6350원이다.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서비스들이 기본 이용료가 낮고, 기타 연계 해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스포티파이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광고 기반 무료 음악 재생 기능이 빠져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국내 음원 플랫폼들도 국내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몇 년간 음원 사재기와 순위 조작 논란 등을 겪으며, 개인화 서비스도 주력해왔다. 특히 스포티파이에 비해 국내 플랫폼들은 로컬 음원에 대한 프로파일링이 더 정교화돼 있어 국내 음악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다는 시선도 있다.
멜론도 지속적으로 실시간 음원 차트를 개편하고, 개인별 맞춤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개편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멜론 관계자는 "간결하고 개인화된 음악 서비스와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통해 리스너에게 음악 본연의 가치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니뮤직은 올해 '핀리미엄'(편리+프리미엄)라는 새로운 서비스 전략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실시간 고객 인터랙티브 서비스 확대, ▲인공지능(AI) 고도화 및 스마트 사용자경험(UX)구현, ▲위키디피아 형태 고객참여 DB 구축 등에 나설 방침이다.
플로도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내 취향 MIX, ▲플레이리스트 Jump, ▲차트개인화 등의 음악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올해는 유사곡 추천을 넘어 플레이리스트 큐레이션과 오디오·뉴스 콘텐츠 등으로 사용자 경험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박상욱 스포티파이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국내 이용자와 아티스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와 레이블, 유통사 등 다양한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국내 음악 스트리밍 생태계의 동반성장을 가속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한국 음악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멜론 34.1%, 지니 23.1%, 플로 16.3%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 뮤직도 14.4%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악팬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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