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6시 소코도모의 새 EP '...---...(S.O.S)'가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이번 EP는 지난해 5월 발매한 싱글 'LOL' 이후 약 1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이다.
오랜만에 팬들과 인사한 소코도모는 "계속 곡 작업을 하며 지냈다. 처음 방송으로 얼굴을 알린 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음악 산업·음악 시장에 대해 모르는 상태로 음악만 해왔다. 그래서 대충이라도 음악 주위에 있는 것들을 배워야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근황을 전했다.
소코도모가 말한 '음악 산업', '음악 시장'이란 아티스트로서의 방향성이었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음악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들어오고 나니 음악은 무조건적으로 신경 쓰면서 아티스트가 어떤 방향성으로 움직이는지, 한 발자국을 앞으로 가더라도 어떤 식으로 가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계속 그런 걸 배우려고 국내외 아티스트를 보고 많은 참고를 하고 있어요"
이같은 고민과 함께 내놓은 새 EP에 대해 소코도모는 '욕심을 담아낸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이 앨범은 2020년 6월쯤 3주 만에 틀을 잡고 타이틀 곡을 뺀 모든 곡을 완성했었어요. 당시에 제가 힙합신에 들어온 지 1년 정도 됐고 사운드 클라우드에도 많은 곡을 올려놨지만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음악 100%를 보여주진 않았다고 느껴졌어요. 처음 방송을 통해 알려졌으니까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만 풀어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욕심과 내고 싶었던 욕심을 담아낸 앨범이에요"
또한 이번 앨범에는 방송 이후 갑자기 얻게 된 주변의 관심에 대한 소코도모의 솔직한 심경도 담겨있다.
"성인이 되자마자 방송을 나왔는데 세상을 많이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많은 관심이 왔어요. 많은 눈과 귀가 저를 보는데 갑자기 환경이 바뀌니까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적응하는 과정에서 행복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어요. 그때 느꼈던 어두운 감정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앨범을 만들었어요. 감정이라는 게 보이지 않고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지만 사운드를 통해 들었을 때 '이건 슬픈 거고 이건 기쁜 거고' 이런 느낌을 줘보고 싶었어요"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한 힙합 아티스트 역시 큰 타격을 맞았다. 소코도모는 이러한 상황에서 '혼자 듣기 좋은 음악'에 초점을 맞춰 이번 앨범을 작업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공연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동시에 음악을 공연용이 아닌 리스닝용으로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도 혼자서 헤드폰 끼고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나오는 곡들도 혼자서 헤드셋을 쓰고 듣는 음악일 것 같다. 공연을 못 하는 건 당연히 아쉽지만 공연장의 모노보다는 이어폰의 스테레오가 더 쾌감을 줄 수 있는 음악이다"
이번 앨범은 'NINJA MODE' 'GO HOME' 'WANT LOVE?' 등을 함께 만들었던 프로듀서 세사미(sesame)와 함께 만들었다. 소코도모는 자신의 음악적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세사미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제가 음악을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을 때 만난 형이에요. 지인의 파티에서 만나게 됐는데 그 형 덕분에 '소코도모'라는 캐릭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형의 비트를 들었을 때 뭔가 새로운 걸 느꼈고 '한국 힙합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캐릭터를 가져오자'라는 생각에서 나온 게 바로 소코도모에요. 세사미 형이 미국에 있다가 작년 여름에 한국에 왔는데 자가격리를 마치고 계속 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새 10곡이 만들어졌어요. 세사미 형은 이번 앨범에 더 많은 곡을 넣자고 했지만 저는 곡이 많지 않더라도 센 곡들만 넣자고해서 지금의 5곡으로 추려졌어요"
타이틀곡 'MM(머더 마인드)'는 중독성 강한 사운드와 독특한 래핑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곡이다.
"수록곡 모두 타이틀곡이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긴 했지만 만들고 보니 타이틀감이 없더라고요. 전체적으로 앨범을 대표하기는 어려워보였거든요. 그러던 중 세사미 형이 미국으로 갔고 계속해서 완성이 지연됐어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섞어서 만들어 지금의 곡이 완성됐어요"
특히 AOMG의 수장인 박재범이 피처링에 나섰으며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든든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사실 모든 곡을 재범이 형과 함께하고 싶었어요. 작업할 때 재범이 형의 킬링벌스를 틀어놓고 작업할 정도였으니까요. 번호는 알고 있었지만 연락을 드려도 되나 고민하던 중 AOMG 핼러윈 파티를 가게 됐고 함께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때 알겠다고 하셨는데 연락이 없길래 까먹으신 줄 알았죠. 기회가 되어 한 번 더 만났는데 그때 다시 말씀드리니 빨리 녹음하자고, 뮤직비디오도 나와주겠다고 먼저 말씀해주셨어요. 재범이 형의 녹음을 받고 믹싱을 했는데 형이 '그때 목이 안 좋았다. 재녹음하자'고 하셔서 다시 믹싱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해주실 줄은 몰랐어요"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 역시 '소코도모' 답다.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연출에 소코도모와 박재범의 연기가 더해서 보는 맛을 더한다.
"사실 그동안의 뮤직비디오가 큰 줄기의 스토리가 없어서 이번에는 그런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함께한 감독님이 이번에 처음부터 끝까지의 스토리를 다 써오셨더라고요.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촬영할 수 있었어요"
소코도모는 듣기에 따라 난해할 수도 있는 음악을 올곧이 선보이며 '타협 없이 자신의 음악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소코도모 본인은 "오히려 타협을 많이 보는 편"이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사실 메인스트림의 음악도 최대한 해보려고 했는데 제가 했을 때는 잘 안되더라고요. 저도 약간 의아해요. 제가 모르는 걸 수도 있고요. 고집 때문에 눈이 가려진 것일 수도 있는데 사실 저만 타협을 본다고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타이틀곡 'MM'외에도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수록곡들이 가득한 이번 앨범은 '소코도모만의 음악'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1번 트랙은 'SLATT'은 머릿속에 3년 동안 있던 곡이에요. 제가 화음을 못 쌓아서 옆방에서 녹음하던 헤일 형한테 부탁해서 나왔어요. 처음에는 엔딩으로 생각했는데 그루비룸 휘민 형에게 들려주니 '무조건 첫 트랙에 넣으라'고 조언해주셨어요. 2번 트랙의 경우에는 헉피 형과 함께 작업할 일이 있었는데 그를 계기로 연락처를 알게 됐고 피처링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셔서 좋은 곡이 나왔어요"
"3번 트랙 'OTHER WORLD'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곡이 안 나와서 일단 아무거나 틀어보라고 세사미형에게 부탁했어요. 이 비트가 랩 하는 비트가 아니고 그냥 리듬인데 이상하게 좋더라고요. 5번 'EGO'는 악기를 활용해서 만들면 재밌을 것 같아 만들었고 마지막 'FUNKY DON'은 엄청 센 음악 하나 해보자는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이처럼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이는 소코도모는 자신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서도 밝혔다.
"예전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어보면 음악적인 길을 파놓은 사람들은 새로운 장르, 새로운 길을 파놓은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사람들은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하는 것처럼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기억에 남고 미래에도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그런 아티스트.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곡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소코도모는 "꼭 이어폰 끼고 들으시길 바란다"고 다시 당부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신경을 안 쓴 부분은 한 군데도 없다. 가장 음질 좋은 장비로 들으면 사운드적인 쾌감이 있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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