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비가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3일 오후 6시 라비의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가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앨범 발매를 앞둔 라비는 스타뉴스와 만나 앨범에 대한 이야기부터 '1박2일', 자신의 레이블 그루블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로지스'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감각적인 가사와 사운드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한 앨범으로 다채로워진 라비의 음악적 성장을 만나볼 수 있다.
라비는 "원래 봄에 내려고 했던 앨범이다. 그러다 보니 꽃에 대한 소재로 앨범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제가 기존 앨범을 라비의 R을 따서 만들었는데 'ROSE' 역시 키워드 중 하나였다"고 타이틀을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 앨범을 낸다는 것에 대한 망설임이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싱글 위주로 노래를 내서 앨범을 낸다는 게 망설여졌다. 그 마음을 먹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발매가 미뤄진 이유를 밝혔다.
또 다른 타이틀곡 '카디건'은 청량한 기타 사운드와 현란한 베이스 전율이 조화를 이루는 에너지 넘치는 곡이다. 멜로디컬한 라비의 짜임새 있는 랩과 원슈타인의 보컬, 고조되는 후렴구에서 터지는 드롭 파트가 매력적이다.
'로지스'는 '꽃밭(FLOWER GARDEN)'과 '카디건(CARDIGAN)' 더블 타이틀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밭'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에는 봄의 생기가 돈다는 감정을 '꽃'과 '꽃밭'에 비유한 곡이다. 여리하지만 고귀한 매력과 향기로움을 꽃에 빗대어 표현했으며 쉽게 들을 수 있는 편안한 곡이다.
라비는 "원래는 '카디건'이 타이틀이었다. 그런데 주변에 들려주면 '꽃밭'이 좋다는 사람이 많았다. 마마무 솔라 누나의 채널에 인터뷰 촬영을 갔는데 솔라 누나랑 스태프들도 다들 '꽃밭'이 좋다고 하더라.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회의를 했다. '꽃밭'도 수록곡이지만 뮤직비디오는 찍고 있었다. 더블 타이틀곡으로 하면 집중이 분산될 것 같아 고민했지만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에 이번해 더블 타이틀곡을 해서 반응을 보기로 결정했다"고 '꽃밭'과 '카디건'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카디건'에는 대세 원슈타인이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뮤직비디오까지 출연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라비는 "'쇼미더머니'를 할 때쯤 제가 진행하는 네이버 NOW. '라비의 퀘스천 마크'에 출연했다. 호스트를 1년 가까이하면서 연락처를 먼저 물어본 것은 원슈타인이 처음이었다. 이후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졌다"고 원슈타인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원슈타인이 최근 '놀면 뭐하니?'에 나오면서 더 잘되더라. 제가 좋은 타이밍에 나온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라비는 이번 앨범에서도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 역량을 뽐냈다. 타이틀곡 '꽃밭' 가사에도 라비의 경험이 녹아있는 가사들을 엿볼 수 있다.
라비는 "제가 가사를 쓰니 자연스럽게 제 이야기가 녹아있는 것 같다. '꽃밭' 가사를 쓰면서 제가 가졌던 성찰의 결과를 조금이나마 제시했다. 공감할 수도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책을 보고 반응이 다르듯이 그냥 써봤다. 공격적이거나 지나치게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사람에 대한 제 생각을 담았다. 저도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 저를 혼자 내보내는 것에 대해 느낀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지막 '감정이 갇히기엔 너무나 세상은 유한하고 시간은 흘러가 손을 잡으니 흔한 무기력감도 다르게 해석하고 인지해'라는 가사는 시간의 변화에 따른 라비의 깨달음이 담겨있었다.
라비는 "'손을 잡으니'가 키포인트인 것 같다. 혼자 있었을 때 감정적으로 어렵지만, 누군가와 닿으면 상황이 다르게 해석되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네가 있으면 같은 상황도 다르게 인지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라고 가사를 해석했다.
이처럼 라비의 음악은 거칠지 않다. 자신의 재력을 자랑하는 '플렉스'나 실력을 과시하는 '스웨그'가 이미 대중화되어 있지만 라비의 음악은 그것보다는 착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라비는 "사실 스스로에게 보내는 것이 크다. 내가 쓰고 뱉으면서 단단해지는 계기가 된다. 부정적인 뉘앙스나 거북한 표현은 제가 쓰면서도 부정타는 것 같다. 공격적이지 않으려고 피하는 건 아니다. 그런 면이 분명히 있지만 저를 날카롭게 만들 정도로 자극시키는 건 없다. 악플러나 티켓 리셀러 같은 부류의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분노가 있지만 활동하는 분들이나 래퍼들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서 그런지 날이 서지 않는다"고 '착한' 가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라비는 2012년 그룹 빅스로 데뷔했다. 최근 데뷔 9주년을 맞이한 빅스는 이를 기념한 사진을 공개하며 여전한 의리를 자랑했다. 다만 멤버들의 군 입대 문제가 있어 완전체 활동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라비 역시 "완전체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타이밍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이번에 만났을 때도 그렇고 만나지 않을 때도 타이밍에 대해서는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룹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라비는 2019년 레이블 그루블린을 설립하며 아티스트와 회사 대표라는 두 위치를 동시에 가지게 됐다. 라비는 "처음에는 회사를 설립하는 게 꿈이자 목표였다.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실체가 없어서 두렵고 망상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사람들이 생기고 사무실이 생기면서 조금씩 느껴졌다. 처음에는 회사 업무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제 적응하는 시기는 끝난 것 같다. 힘든 시기인데 어떻게 잘 하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고 지난 3년을 회상했다.
회사 대표로서 라비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도 더 빠르게 성장했으면 좋겠다. 현재 목표는 그루블린이 잘 되는 것이다. 아티스트도 있지만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만족도 있게 일했으면 좋겠다. 회사가 단단해져서 과감하게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사실 돈을 쓰면 좋은 게 나오는 건 알고 있다. 그런 부담이 없을 정도로 성장해 아티스트의 재능이 돋보이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뚜렷한 비전을 전했다.
그루블린 설립과 함께한 콜드베이와 시도에 이어 지난해에는 래퍼 나플라가 합류하며 그루블린은 계속해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라비는 아티스트 영입에 대해 "제가 좋아는 것도 어느 정도 반영 된다. 음악만 보지 않고 비주얼적인 에너지와의 균형, 사람 자체를 많이 본다. 어느 정도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가 늘어나도 안으로는 실무자들과 일할텐데 비전이 서로 다르면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일하는 걸 추구해서 서로 애정을 가지면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명확한 기준을 밝혔다.
라비는 "스스로 제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여력이 되는 한 함께하는 사람들을 챙겨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 같다. 다만 회사가 운영되려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예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됐던 부분인데 회사 대표가 되니 고민을 해야 했다"고 1인 레이블의 장단점을 소개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아티스트 라비와 회사 대표 라비가 중점을 둔 부분은 달랐다. 라비는 "아티스트로서는 이 앨범의 결을 많이 생각했다. 수록곡까지 포함한 앨범의 균형을 잡고 싶었다. 또 대중성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대중성을 고려하면서 작업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어도 많이 들어주는 것 같지 않더라. 제가 엄청 딥한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니 그럴바엔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아티스트로서 집중한 점을 설명했다.
반면 회사 대표로서는 "예산 조율에 심혈을 기울였다. 더블 타이틀 곡의 뮤직비디오를 모두 찍었고 라이브 클립도 세 개를 찍었다. 그렇다 보니 예산이 많이 들어 하나하나 아낄 부분을 찾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라비는 회사 설립 이후 2019년 KBS 2TV '1박 2일' 시즌 4에 합류, 어느덧 3년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라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루틴 속에 살아가고 '1박 2일' 전에는 저도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1박 2일'은 저를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어떤 곳으로 여행하게 만들어줬다.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먹어보지 못했던 것을 먹어보면서 저의 기운도 건강해진 것 같다. 방송에서 '이런 걸 해보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감사하다"고 3년 간의 경험을 회상했다.
라비는 '1박2일'에 처음 참여하게 된 계기를 돌아보며 "미팅을 하자고 하시길래 만나보고 잘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워낙 큰 프로고 제가 방송을 많이 하거나 두각을 나타낸 편이 아니라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많은 후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PD님은 저만 만났다고 하셨다. 결국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신기했고 가족들이 좋아했다"고 전했다.
특히 라비는 "제가 활동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어른분들이 알아보시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 그런데 '1박 2일'을 하면서 많이 알아봐 주신다. 지금은 촬영을 안해도 알아봐주시고 식당에서도 알아보신다. 또 편하게 접근해서 말을 걸어주신다"라고 '1박 2일'로 달라진 관심을 밝혔다.
어느덧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는 '1박 2일' 멤버들은 아티스트 라비의 활동에 대해서도 많은 지지를 전했다. 라비는 "세윤이 형과 선호 형은 뮤직비디오를 보고 너무 재미있다고 좋아했다. 딘딘 형은 평소에도 많이 관심을 가져준다. '언제 나오냐' '누구랑 하냐' '1차라도 들려줘 봐'라고 계속 물어보고 챙겨 주고 싶어한다. 정훈이 형은 노래를 들려줬는데 '좀 더 느린 노래를 만들어봐. 내가 듣기엔 너무 빠르다'고 하셨다. 종민이 형은 들려줘도 기계적인 리액션이 나오고 잘 안들어서 안들려줬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스스로 별다른 취미가 없을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였던 라비는 "지금도 큰 취미는 없다"면서도 "최근 몇 년 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난 것 같다. 방송을 하고 회사를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게 됐다. '라비의 퀘스천마크'에서도 호스트이기 때문에 낯가리고만 있을 수 없어 조금씩 저를 변화시켰다. 이제 낯가리는 성격이라고는 말 못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1993년생으로 20대의 끝자락을 보내고 있는 라비는 "연초에는 나이에 의미를 엄청 부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훈이 형과 15살 차이가 나는데 정훈이 형이 내 나이에 결혼했더라. 형들이 사는 걸 보면 엄청 나이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나이를 먹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지금까지 이룬 게 많다고 볼 수 있지만 이루고 싶은 게 항상 생긴다. 하루하루 재미있고 뜨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하는 식구들에게 고맙고 재미있고 감사하다. 그런 것들을 느끼고 있다"고 진지한 답변을 덧붙였다.
이처럼 가사 한 구절 한 구절 자신의 진심을 담은 라비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람은 모든 곡을 꼼꼼히 더듬어 줬으면 좋겠다. 문장들도 살펴보고 이래서 이런 건가. 구조적인 부분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다만 욕심인 것 같아 단순하게는 자주 돌려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앨범을 접할 팬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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