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곳에서 출발해보자. 음악적으로도 고품격이 돼보자. 격이 있는 것을 지향하는 그룹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밴드 하이브로(HIGHBRO,윤장현 배상재 김호용 태근)는 2019년 장미여관 멤버로 활동했던 배상재와 윤장현의 의기투합과 함께 결성된 팀이었다. 결성 이후 약간의 우여곡절(?)도 없진 않았다. 현재의 소속사와 인연을 맺고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이 과정에서 보컬 멤버도 한 차례 교체됐다. 하이브로만의 음악성과 존재감을 뽐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고, 현재도 그러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하필이면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2020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이것은 하이브로에게도 분명 악재였다. 공백 기간도 의도하지 않게 생겼고, 공연 업계도 불황에 접어들면서 고심은 깊어질 법도 했다. 하지만 하이브로 멤버들은 덤덤한 모습으로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해나갔다.
지난 14일 서울 합정동 인근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하이브로는 지난 11월 25일 발표한 신곡 '난 너만'을 직접 소개하며 근황을 꺼냈다.
"운전할 때 틀어놓으면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이 착각할 정도로 시원하고 경쾌하고 빠른 노래입니다. 태근이가 스케치를 해온 것을 들었을 때 뭔가 여행을 떠나는 기분도 들었고 흥분된 느낌을 받았죠."(김호용)
"8비트 계열의 스타일이 기반이 됐고요. 가사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너만 있으면 어디든 가면 좋다는 메시지가 담겼죠."(윤장현 배상재)
베이스 윤장현과 기타 배상재가 형님 라인으로서 주축을 이끌고 드럼 김호용과 보컬 태근이 막내 라인을 담당하는 라인업이었다. 에이티원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하이브로의 새 보컬 멤버로 합류한 태근은 소속사 동료 임지안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거쳐 발탁됐다. 태근은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3'를 통해서도 주목을 받았으며 하이브로 합류 전에도 이미 가수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방송 활동한 적은 없고 개인 앨범을 발매하고 있었죠. 2019년 쯤이었고 그때는 회사 소속으로 곡을 낸 건 아니었습니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 활동도 하면서 초청도 받았다가 입시 준비를 해서 대학교에서도 전공도 했어요. '너목보3' 출연하고 나서는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많이 받기도 했어요. 하하. 장르는 발라드나 모던 록 기반을 선호했고요. (하이브로에 들어온 계기는) 밴드 활동을 고등학교 때 간접적으로 체험하긴 했지만 활동을 제대로 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회사와 멤버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번 기회가 제개 새로운 도전과도 같아서 시작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어요."(태근)
지난 7일 지방 공연에 나섰던 하이브로는 지금의 멤버 체제로 함께 팀 활동을 한 횟수가 많지는 않았다. 멤버 배상재는 "지난 6월 처음 만나 서로 다 함께 안지는 반년 정도 된 것 같다"라며 "팀 사운드에 있어서 사실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한데 재밌는 공연을 하게끔 (태근 등이) 빨리 따라와 준 부분도 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이브로 팀 결성에 있어서 부침이나 고민은 없었을까.
"팀 자체로서 고민이 되는 거는, 지금은 없어져서 하이브로라는 이름으로 많이 하게 되지만 이전에는 장미여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있어서 그걸 없애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 꼬리표가) 다행히도 많이 없어져서 하이브로로서 자리잡고 가고 있는 듯 해요.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공연이나 버스킹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팀을 만들고도 많이 활동을 못했고, 방송도 비대면으로 해야 했죠. 오프라인 공연만이 정답은 아니니 온라인으로 공연을 해야 하는데 그걸 자주 안해본 터라 막막함이 있었죠. 회사와 계약한 이후 저희끼리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있고 온라인 라이브에 대한 기획도 하고 있고요. 여러 플랫폼 툴을 계획하고 있는 중입니다."(배상재)
"무엇보다 꾸준하게 음원을 만들어야 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내야죠."(윤장현)
배상재와 윤장현은 장미여관에 대한 또 다른 질문에 "당사자라 속상한 건 없지만 (하이브로와 장미여관의) 음악이 완전히 다른 건데 오버랩 될까봐 고민이었다"라며 "우리 노래를 다 듣지도 않고 선입견을 가지는 것에 대한 고민이었고 이 부분은 (새로 들어온) 멤버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태근은 "어쨌든 형님들의 꼬리표를 떠나서 저는 하이브로로 들어왔기 때문에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들을 깨는 게 우리 몫"이라며 "나도 합류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꼬리표는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크게 그런 부분에 대해 동요하거나 걱정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태근은 "오히려 오기를 갖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바꿔버리겠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멤버들에게 하이브로가 어떤 팀이 됐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저희가 추구하는 음악은 매일 들어도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지고 전달하는 게 쉬운 음악이에요. 하이브로라는 밴드가 가진 특유의 결도 분명히 있고 음악적으로 욕심도 많지만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만 하면 우리만의 만족으로 끝나니까요.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매일 들을 수 있는 음악 만들고 싶어요."(김호용)
덧붙여 김호용은 크리스마스 이브 솔로 신곡 발표 계획도 깜짝 언급했다.
"회사에서 제안해서 24일 개인 앨범이 나오는데 곧 녹음하러 가거든요. 하이브로에 들어오기 전에 개인적으로 하던 게 있어서요. 제목은 '너를 사랑해도 될까'이고 그간 해오던 잔잔한 발라드 곡입니다. 이전에는 저 혼자서 그냥 곡을 냈는데 회사에서 낸 첫 앨범이라 부담도 있고 잘해봐야 한다는 기대도 있고요. 드럼 치는 거 말고 저만의 음악적 영역을 넓히기 위해 시작했어요."(김호용)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물었다. 하이브로는 2022년에도 싱글 앨범을 위주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 바빠졌으면 좋겠어요. 상황이 어쩔수 없지만 지치진 않는 듯 하고요. 개인 일도 하면서 활동하고 여러가지 생활 하다보니 요즘은 즐겁습니다."(태근)
"밴드 기반 음악이 기본이지만 대중과 함께 친해지고 싶은, 대중성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저희도 '아이유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밴드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대중에게 그게 아니라고 보여질 수 있게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트렌디와 빈티지가 공존하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우리 노래 중에 한곡이라도 차트에 올라갔으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들이 노래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사라지길 바라요."(배상재)
"내년에는 쉴새없이 라이브를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음원도 그렇지만 라이브하는 사람으로서 라이브도 많이 하고 싶어요."(윤장현)
"하이브로가 널리 알려졌으면, 그리고 모두가 많이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김호용)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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