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타임지가 분석한 세계정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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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타임 매거진은 21일(현지시간) "K팝 데몬 헌터스가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작품이 스트리밍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면서 성공 요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다음은 기사의 주요내용.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조회수 기록 예상
K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에서 조용히 데뷔한 지 2개월이 넘었지만 성공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2억 309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 영화가 될 궤도에 올라있다.
음악적 성과도 눈에 띈다. 사운드트랙의 오리지널 곡 2곡이 빌보드 핫 100 톱 10에 진입했으며, 영화의 대표곡인 '골든(Golden)'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되는 곡이 되었다. 영화 사운드트랙에서 3곡이 빌보드 핫 100 톱 10에 동시 진입한 것은 1995년 영화 '사랑을 기다리며 Wating to Exhale' 이후 처음이다.
"한국 문화를 진정성 있게 담고 싶었다"
공동감독 매기 강(한국계 캐나다인)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보고 싶었고, 그 문화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싶었다"며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서구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임지는 이 작품이 문화적 디테일을 모든 장면에 스며들게 했다고 분석했다. 서울 거리의 '주차금지' 표시부터 주인공들이 외식할 때 젓가락 밑에 냅킨을 깔아두는 모습까지 세심하게 그려냈다는 것이다.
강 감독은 "모든 것을 한국적 렌즈로 봤다. 캐릭터들이 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이라면, 테이블 위의 음식이 무엇인지, 배경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국 같은 느낌이 드는지 모든 것을 한국 문화의 진정성을 존중하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신화 속 저승사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작품 속 악역인 저승사자는 한국 신화에서 죽은 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존재다. K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관에서는 K팝 걸그룹들과 그 이전의 여성 무당들이 대대로 막아온 악마로 설정되어 있다.
강 감독은 "어렸을 때 저승사자가 무서웠다"며 "처음에는 어린이 영화 소재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4살 조카가 '말레피센트'를 보고 '무서웠지만 정말 좋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아이들도 무서운 것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음악이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닌 스토리의 핵심
타임지는 이 작품에서 음악이 단순한 사운드트랙이 아니라 스토리의 핵심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작품 속에서 음악은 실제로 청취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악역 보이그룹 사자보이즈는 음악으로 영혼을 훔치고, 주인공 그룹 헌트릭스는 노래로 혼문(인간과 악마 세계 사이의 마법 장벽)을 봉인한다.
음악 총괄 프로듀서 이안 아이젠드래스는 "진정한 팝 뮤직이었다. 뮤지컬 극장이나 그 위에 팝 사운드를 얹는 게 아니라, 캐릭터와 플롯을 드러내는 모든 방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K팝 업계의 거물급 히트메이커들을 영입했다. 더 블랙레이블의 프로듀서들과 방탄소년단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버터(Butter)' 등을 쓴 작곡가들이 참여해 진정한 K팝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주요 작곡자 중 하나인 이재EJAE는 에스파의 '드라마(Drama)', 레드벨벳의 '사이코(Psycho)' 등을 작업한 한국계 미국인 작곡가로, 4곡의 보컬 멜로디를 쓰고 가사와 편곡을 공동 작업했다.
문화적 특수성 속에서 찾은 보편성
타임지는 이 작품이 한국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톱 10에 오르며 문화를 초월한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재EJAE는 "한국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영화와 많은 노래들의 메시지는 보편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며 "'K팝'은 단순히 더 깊은 진실을 전달하는 매개체였다. 좋은 것과 나쁜 것 모두 포함해 자신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고, 결점과 실수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의 중요성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인들도 인정한 문화적 진정성
한국어 학습 플랫폼 '톡투미인코리안'의 공동창립자 선현우 씨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운 작은 디테일들이 있었다"며 "성우들이 실제로 한국어를 사용하게 했고, 의사가 루미를 '루미님'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꼭 필요하지 않지만 포함시킨 요소들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전용기 장면에서 김밥이 담긴 그릇으로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두색 접시를 사용한 것을 예로 들며 "한국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 적이 있는 연두색 접시다. 감독과 프로듀서들이 개인적인 경험을 많이 스토리에 쏟아부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희망의 메시지가 성공 요인
이재EJAE는 작품의 지속적인 성공 요인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꼽았다. "최근 팝과 K-팝 모두에서 차트 상위에 희망을 중심으로 한 곡들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우리는 전 세계가 집단적으로 그것을 갈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느낀다"며 "'골든'은 가사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그런 감정을 담고 있어 청취자들에게 숨을 쉬고, 자신을 믿고, 다시 꿈꿀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타임지는 KPop 데몬 헌터스가 문화적 특수성을 통해 보편적 가치를 전달하며, 진정성 있는 한국 문화 표현과 높은 완성도의 음악이 결합되어 전 세계적 성공을 거둔 사례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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