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끝났구나 싶은데 어느새 다시 일어선다."
코미디 방송 관계자들이 스마일매니아 박승대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본격적으로 개그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한 이후 두 번의 큰 위기를 겪었지만, 현재 정만호 윤성한 등 기존의 스타들과 '웃찾사'의 주요 코너들을 꿰차며 급부상하는 신인들에 힘입어 '2전3기'를 노리고 있다.
◇ 두 번의 성공에 이은 두 번의 위기
2001년 KBS '개그콘서트'가 히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스마일매니아 소속 개그맨들의 활동이 주요했다. 일명 '갈갈이' 박준형과 '옥동자' 정종철 등 스타 개그맨들을 배출하며 국내 최대의 개그 매니지먼트사로 자리잡은 스마일매니아 박승대 대표는 2003년 11월 당시 잘 나가던 소속 개그맨들을 대부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박준형을 위시한 '갈갈이패밀리'와의 결별 이후 'I-패밀리'라는 신인 개그맨 집단을 육성하는 그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제 끝났다"는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소속 개그맨들이 주축이 된 SBS '웃찾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거뜬히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런거야' '택아' 등 SBS '웃찾사'의 인기코너를 이끌었던 김형인 윤택 김태현 김신영 등 20여명의 소속 개그맨들이 '노예 계약' 파문을 일으키며 곁을 떠났고, 박승대 대표는 오명과 함께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비록 정만호 윤성한이 곁에 남았지만 이미 스타급 개그맨들 대부분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박승대 대표는 재기를 자신했다.
"'갈갈이'나 'I-패밀리' 등 누구나 선두주자로 가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는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도 지금은 좋게 보이지만 과거에는 안 좋은 면이 많았다. 지금 개그 엔터테인먼트도 시행착오가 이뤄지면서 좋은 쪽으로 가고 있는 거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개그에 미쳐서 하다 보면 성공한다고 본다.
요즘 극장의 신인들이 매일 '사장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노래를 부르면서 내게 힘을 준다. 서로 힘 내자 얘기하며 왔는데, 정말 잘 되고 있다. 옛날에는 독선으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좋은 결과도 낳았지만 안좋은 결과도 많았다. 이젠 직원들이 결정하고 회사의 룰대로 움직이므로, 과거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 스타가 떠난 자리, '웃기는 신인'들이 메운다
최근 3개월여동안 '웃찾사'는 급변하고 있다. 매주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기호에 맞춰 각 코너의 리뉴얼은 물론 존폐도 신속하게 결정된다. 비교적 장기간 스타 개그맨들이 차지했던 자리를 두고 새로운 코너, 새로운 얼굴들이 각축을 벌이면서 자연스럽게 '적자생존'의 법칙은 강화됐다.
"시청자들에게는 즐길 권리가 있다. 이것이 신인들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이들이 스타가 되느냐 아니냐는 시간이 빠르냐 늦냐의 차이일 뿐이다. 내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미치느냐에 따라 성공의 포인트가 달려있다.
만사마가 내 옆으로 돌아왔다. 그 역시 중학교를 중퇴했지만 우리 극장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우리 극장으로 오는 것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과정을 다 봤는데도 80명이 남아서 열심히 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다."
기존 인기코너 '화상고'(양세형) '만사마'(정만호 윤성한 김정승 홍동명)를 비롯해 '폼생폼사'(문원종 정일진 양상협 정명옥) '뭐드래요'(이동엽 안삼성 정장석 권혁일) '자주찾기'(박광수 송형수) '1학년 3반'(박규선) '왜이래'(남명근 이용진 이진호) '그룹 싸쓰'(정만호 윤성한) 등은 이 같은 경쟁을 통해 '웃찾사'에 새롭게 뿌리를 내린 코너들이다.
'웃찾사' 전체의 65% 코너를 점유하고 있는 스마일매니아 소속 개그맨들은 "둘만 되는겨" "수고했어요, 들어가요" "됐거든" 등의 인기 유행어도 배출했다.
SBS '웃찾사'의 심성민 PD는 "'뭐드래요' '폼생폼사' 등이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그룹 싸쓰'는 대학가의 뜨거운 반응으로 봐서 마니아 팬들이 생길 것 같다"며 새 코너들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 20년 노하우의 프로듀싱으로 다시 1년 뒤를 노린다
1980년대 '시커먼스'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그룹 싸쓰'를 비롯해 스마일매니아의 상당수 개그 레퍼토리는 박승대 대표의 아이디어와 프로듀싱에 의해 다듬어진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 끝에 자리를 잡은 만큼 더욱 경쟁력을 가진다. 관건은 이들이 각각의 캐릭터로 스타가 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인기 코너에 머무르다 사라질 것인지에 달렸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감각으로 하는 게 아니다. 그동안 100명 가까운 PD를 겪으면서 그 사람들의 장단점을 20년 동안 체크했다. 연기자가 중요하다고들 생각하지만 PD가 더 중요하다. 난 코미디 연기자로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프로듀서 입장에서 지난 20년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준다.
신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아직은 만족 못한다. 계속 바뀌고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어떤 개그도 1년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 지금 신인들은 1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사람들이고, 지금의 80명 외에도 난 또 1년 뒤를 위해 새로운 집단을 육성하고 있다. 앞으로 1년은 더 지켜봐 달라."
<사진 - 스마일매니아 박승대 대표와 SBS '웃찾사'에 출연중인 소속 개그맨 18인. 윤성한 이동엽 권혁일 정장석 문원종 안삼성 정만호 정일진 김정승 박규선 박승대 정명옥 이진호 양상협 남명근 양세형 이용진 홍동명 박광수(왼쪽 위부터 세로방향)= 구혜정 기자 photonine@>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