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6년 만에 단거리 500m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상대적으로 취약 종목이지만,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심석희(17, 세화여고)-박승희(22, 화성시청)-김아랑(19, 전주제일고)은 13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하는 여자 쇼트트랙 500m 8강전에 출전한다. 박승희는 1조, 김아랑은 3조, 심석희는 4조에 배정됐다.
한국은 지난 1998년 나가도 동계올림픽에서 전이경(38)이 행운의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금메달은 고사하고 메달 하나도 따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초반 스타트가 약한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 대표팀은 초반보다는 긴 호흡으로 후반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자연히 500m는 우선순위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 토리노에 이어 밴쿠버까지 쇼트트랙 500m 2연패를 달성한 세계 최강자 왕멍이 부상으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물론 밴쿠버 대회 은메달리스트인 마리안 생젤라(24, 캐나다)와 동메달리스트인 아리아나 폰타나(24, 이탈리아) 등 강자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레이스가 될 전망이지만, 가장 높은 벽이 사라진 만큼 메달을 노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세계랭킹으로 살펴보면 500m에서 박승희가 4위, 심석희가 5위를 기록중이다. 2위 판커신(중국)과 3위 폰타나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심석희가 관심이 쏠린다. 세계랭킹 전체 1위이기도 한 심석희가 뜻밖의 레이스를 펼치며 우승을 차지할 경우,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진선유가 기록한 3관왕을 넘어 4관왕까지도 조심스럽게 바라볼 수 있다.
박승희 역시 우승후보 가운데 하나다. 미국의 한 언론에서는 박승희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기도 했다. 비록 500m가 주 종목은 아니지만 지난해 헝가리 세계선수권과 상하이 월드컵에서 2위에 오른 바 있어,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치며 사상 최악의 부진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명예회복을 선언한 상태다. 주 종목이 아닌 500m에서 메달을 딴다면, 이것 이상으로 잘 꿴 첫 단추는 없을 것이다. 한국 여자 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내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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