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방변호사회가 4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에이전트 제도 미시행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6조 제 1항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KBO를 신고했다.
선수는 구단과 동등한 위치에서 연봉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고 연봉조정신청제도는 유명무실하다는 주장이었다. 게다가 지난 2001년 공정위가 한 차례 시정명령을 내렸음에도 13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편 KBO는 "우리도 기사로만 내용을 접했고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조사도 들어온 것이 없다. 공식 입장은 추후에 보도자료를 통해 밝히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서울지방변호사가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이다.
- 그동안 KBO는 야구규약 제30조에 의해 선수가 에이전트를 통하여 구단과 연봉협상을 하는 것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프로야구 선수들은 훈련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기기록 및 비교대상이 될 같은 구단의 다른 선수들의 경기기록 등을 종합 분석하기가 어렵고 법률지식이 부족하여 직접 대면에 의한 연봉협상 시 구단에 비해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게 된다. 실제로 프로야구 연봉조정신청에서는 2002년 LG 유지현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수 측이 완패 했다. 2010년 타격 7관왕에 9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이대호 선수 역시 연봉조정신청에서 구단 측에 패했다.
이러한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는 2001년 3월 9일 에이전트를 금지하는 KBO 의 규약에 대해 "구단으로 하여금 거래상대방인 선수에게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 하게 이용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게 한 행위"라고 의결하여 위 규약을 수정하도록 시정명령을 했다.
그 후 KBO는 2001년 10월 31일 "선수가 대리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경우에는 변호사법 소정의 변호사만을 대리인으로 해야 한다"고 위 규약 제30조를 개정했다. 하지만 KBO는 위 에이전트 제도의 시행일에 대해 "대리인 제도는 한국프로야구의 여건 및 일본의 변호사 대리인 제도 시행결과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프로야구 구단, 야구위원회 및 선수협회 전체 합의에 따라 그 시행시기를 정하도록 한다"고 부칙조항을 두었고, 위 시정명령을 받은 지 13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부칙조항을 이유로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실상 시정명령을 위반하고 있는 KBO 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국 정 감사에서 시정명령 이후 10년 동안 대리인 제도가 시행이 안 된 것은 공정위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협의 중"이라고만 할 뿐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프로야구 시장규모는 2008년 유료관중 500만 돌파에 이어 2012년 역대최대인 7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2001년에 비해 엄청나게 확대됐다. 2000년에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한 일본 프로야구도 처음에는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구단도 합리성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KBO 스스로 마련한 부칙에 의하더라도 이제는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할 때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KBO가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것은 명백히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을 위반하는 행위이자 공정거래법상 시정명령 위반에 따른 벌칙 대상에 해당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13년 동안 KBO의 위반행위를 방치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계약의 방식과 내용 등을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하는 것은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 의해 보호된다고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가 13년 동안 KBO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수수방관 하고 있는 것은 '부작위에 의해' 프로야구 선수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공정거래위원회는 KBO의 불공정거래행위 및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해 조속히 조사를 실시하여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으로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구단과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프로야구에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되면 선수 입장에서는 에이전트의 협조로 구단과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수들은 연봉협상을 에이전트에게 맡김으로써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프로야구의 수준을 높이게 될 것이다. 프로야구 에이전트 도입은 프로야구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스포츠산업’으로 성장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KBO는 이제라도 야구규약의 부칙을 삭제하고 즉시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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