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FL과 MLB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침체 및 정체기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다가 최고의 비즈니스적 감각을 지닌 커미셔너와 리그 경영진이 출현하면서 일대 도약을 시작했다. NFL과 MLB의 발전 모델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프로야구가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는 길을 4단계로 정리해 표로 만들었다. 그 시작은 무조건 새 구장의 건설과 활용할 수 있는 기존 구장의 재 단장이다. 굳이 설명도 필요 없는 부분이다.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과 LG, 사직의 롯데, 그리고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야구장인 문학의 SK가 적어도 입장 수입에 있어 다른 4개 구단에 비해 월등하다는 것을 보면 왜 일정 수준 이상의 구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4시즌 첫 선을 보인 KIA 챔피언스 필드와 새단장한 대전 구장 역시 성적과 무관하게 많은 관중을 기록했다.
프로야구를 산업으로 볼 때 공장(工場)이 있어야 하는데 야구의 공장은 구장(球場)인 것이다. 구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내야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입장료 인상의 필요성>
프로스포츠와 관중 수는 물론 팬들 확보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주요 분야 중 하나가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다. 영화 산업의 구장(球場)이 극장인 것이다. 당연히 엄청난 수의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영화가 프로스포츠 보다 비교가 안 될 정도의 관중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산업계에서는 극장 환경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신개념 멀티플렉스 극장의 출현과 함께 C사의 경우 최고급 영화관에서는 의자의 폭이 64cm에 앞뒤 좌석 간격이 120cm에 이르고 있다. 2시간 안팎을 상영하는 영화가 이 정도라면 3시간 전후의 야구는 더 편안하고 안락한 관전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입장료에 있어 일본의 경우 주니치가 3,000엔(36,000원),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4,000엔(48,000원) 정도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평균 42,000원인데 2010년 한국 프로야구장 입장료 평균가(객단가)는 6,952원에 불과했다. 양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을 비교해도 턱없이 싸다. 3배 안팎까지 인상이 필요하다. 2011년에는 681만 관중 시대 입장 총수입 552억6,200만원(객단가 8,115원)
예를 들어 롯데 구단의 2009년 입장료 수입 총액은 62억원이었는데 평균가를 3배 올리면 186억원이 된다. 롯데의 2009년 지출이 250억원이라면 롯데는 상품판매 36억원, 광고 영업, 32억원, 브랜드 상품 및 기타 수입 30억원 등만 합해도 총 수입이 284억원에 이르러 무려 34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
입장료 인상의 근거를 하나 더 보태면 영화와의 비교이다. 2시간 정도의 영화의 2009년 입장료는 8,000원선이었다. 3D 영화관이 13,000원 정도이다. 그런데 야구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3시간 동안 땀을 흘리며 던지고 치고 달리는 ‘라이브 쇼’를 펼치고도 2010년 기준 평균 6.952원 밖에 받지 못했다. 전 국민의 스포츠이기에 물가 인상 요인 등을 고려한다고 해도 정책적으로 현재 수준의 입장료로 묶어 놓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신(新)경영 체제 주장은 표현에 다소 과격함이 있다. 근본 취지는 프로야구 전체의 경영 수지 개선을 위한 총력 체제로 재편하자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버드 실릭 커미셔너 산하 리그 경영 조직에 야구인이 포함되지 않고 있다. 경영 조직은 학문적 실무적 배경을 갖춘 전문가가 포진 돼 수익 확대에 대한 연구와 실행에 집중한다.
마지막 단계인 전 구단 흑자 구조는 어쩌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커미셔너가 구단주들을 만나 전체 운영 방향에 대해 설득하고 KBO를 수익 증대 기능형 조직으로 운영해 리그 전체의 수익을 극대화한 뒤 공동 배분하는 형식이 된다면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커미셔너가 적어도 연간 1~2회 구단주들을 만나 협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 미 일 프로야구의 구장과 관중 수
메이저리그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모 기업의 지원을 제외하면 구단 수입에서 입장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고 앞으로 대폭 확대 시킬 수 있는 부문이다. 한국프로야구가 향후 800만, 궁극적으로 1,000만 관중 시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쾌적한 구장을 먼저 확보한 뒤 포스트시즌 진출 팀과 우승팀의 향방을 짐작하기 어려운 경기 내용을 통해 폭발적인 야구 붐을 조성해야 한다. 한국의 관중 수 변화와 미국,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고 KBO의 활동을 되돌아본다.
(1) 한국 프로야구의 관중 수 변화
1982년 원년 한국 프로야구는 시즌 관중 143만 명에서 시작해 1995년 540만 명 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하였다. 그런데 1996년부터 경제 위기와 2002 한일 월드컵 붐과 맞물려 프로야구 관중수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1998년부터 2004년 사이는 200만명대에 그쳤다. 그러다가 2006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과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제2회 WBC 준우승 등의 국제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2008년부터 500만 관중을 회복했으며 2011년 마침내 정규 시즌 600만 관중, 2012년 7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2014시즌은 660여만명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 600만 관중 시대의 의미600만 관중 시대는 ‘모기업의 홍보 수단’ 정도로 여겨졌던 프로야구가 산업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롯데는 2010년 모기업 패키지 광고계약(120억원)을 제외하고 210억원 정도의 매출을 냈다. 2009년 부산발전연구원은 롯데가 부산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1500억원, 고용 유발효과는 2395명으로 분석했다.
2009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평균 좌석 점유율은 69.9%였다. 향후 야구 붐이 지속되기 위해선 낡은 구장 시설 개선이 필수적이다.
(2) 메이저리그의 관중 수 증대 방안
메이저리그는 입장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발전 책으로 1989년 이후 새 구장의 건축과 기존 구장의 개축에 총력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30개 구단 가운데 모두 22개 구단이 신축과 전면 재 단장으로 관중들이 편안하고 쾌적하게 관전하면서 최대의 소비를 하도록 하는 구장을 확보했다.
이 기간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버드 실릭 커미셔너가 1,800만 달러 대, 약 220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으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커미셔너’로 평가 받고 있는 근본적인 출발이 새 구장의 조성에서 시작됐다. 팬들을 구장으로 끌어들이는 투자는 구장 개선이 최우선이다.
메이저리그 2014 관중 수
2014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정규 시즌 총 관중 수는 7,373만 9622명이었다.
구단별로는 LA 다저스가 정규 시즌 378만2337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홈게임 81경기 기준 경기 당 평균 4만6695명이다. 2위는 세인트루이스로 354만649명, 경기당 4만3711명, 양키스는 3위로 365만3,680명에 경기 당 평균 4만2520명을 기록했다. 최하위 구단은 탬파베이로 144만6464명, 게임 당 1만7857명이었다.
(3) 일본의 구장과 관중 수의 변화
일본은 여름 장마가 1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1988년 도쿄 돔을 시작으로 2001년까지 3만 5,000명에서 5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6개의 돔 구장이 계속 신축됐다. 삿포로와 나고야 돔이 3만 5,000명 이상, 도쿄 돔이 최대 5만 5,000명 수용 규모이다.
그 외 구단들도 1930년 대 1만 명 수용 규모에 불과하던 구장들을 신축과 개축, 또는 전면 재 단장을 통해 관전 환경 최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패전 후 양 리그 체제가 되면서 구장 확보에 대한 경쟁이 가열됐다.
그 결과 관중 수가 양 리그로 출발할 당시인 1950년 센트럴리그의 경우 총 246만명에서 1979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1,000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센트럴리그는 2001년 1,390만명으로 최다 신기록을 세웠고 2009년에는 1,200만명대였다.
2014시즌에는 양대리그 합산 일본프로야구(NPB) 전체 관중수는 페넌트레이스 기준 864경기에서 2285만 9351명으로 공식 집계 됐다. 경기당 평균은 2만 6457명이었고 최다 관중 동원 구단은 역시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경기당 평균 4만 1921명, 최소는 지바 롯데 1만 6999명이다.
(4) KBO의 기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직은 새 구장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KIA 챔피언스 필드 완공, 대구 구장 신축, 대전 구장 재단장 등 인정 받을 만한 성과도 거두었다. 한편으로는 건축비가 5,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돔 구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되면서 잠실돔구장 건립 가능성도 높아졌다. 고척동 돔구장은 빨라야 2015년 8월 개장할 전망이다.
결론과 비전
이상으로 한국프로야구의 과거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결론은 전문 경영인 형 커미셔너의 강력한 주도와 KBO의 비즈니스적 운영을 바탕으로 하는 리그 집권형 중심에 한국형 발전 모델을 가미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의견과 방안이 있을 수 있고 합리적 발전적이라면 모두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광주에 이어 대구 대전에서 하루 빨리 새 구장 건설의 첫 삽을 떠야 한다는 것이다. 구장의 건설과 개축 없이는 야구 발전에 대한 어떤 논의와 주장도 공허한 아우성만 될 뿐이다.
구본능 커미셔너와 KBO, 10개 구단, 프로 관계자, 선수단, 정부 관계 부처의 무한한 노력이 있기에 큰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며 야구팬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희망찬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프로야구의 위기론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 인터넷판은 2011년 애플의 직영 소매점인 ‘애플 스토어’를 방문하는 고객이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가운데 하나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찾는 관중보다 4배 정도 많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동안 ‘애플 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의 수는 7110만명으로 2010년 메이저리그 총 관중 수 7360만명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특히 개설 10주년을 맞은 ‘애플 스토어’의 연간 방문객 수는 2006년 이후 MLB보다 계속 많았다고 전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단적인 예로 2011년 10월 4일에 열린 요미우리-요코하마전의 관중 동원수는 32,584명이었다. 발표에 따르면 1988년 도쿄돔이 문을 연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참조>
이제 마지막으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설명하겠다. 대 성공을 거두고 있는 리그 집권형의 NFL, MLB와 달리 구단 분권형의 EPL은 대부분의 구단이 부채에 시달리고, 일본프로야구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도 EPL과 NPB는 문을 닫지 않고 때로는 화려하게 보일 정도로 꿋꿋하게 구단을 운영한다. 필자의 주장대로라면 EPL과 NPB는 진작에 망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는 종목이 전 세계인, 모든 국가가 하는 축구이고 모든 축구 리그의 최고의 위치에 있다. 7월12일 스페인의 우승으로 한달 대장정의 막을 내린 남아공 월드컵의 열기만 봐도 EPL과 리그 소속 구단들의 위상, 가치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EPL 구단의 부채는 구단 자체의 경영과 운영의 실패에서 발생한 것이라기보다는 소유주의 경영상의 문제를 구단에 전가하는 문제 때문에 야기된 것이라는 점이다. 박지성이 소속돼 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인 예로 차입 매수 전문 기업 사냥꾼인 미국의 말콤 글레이저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됐다.
현실적으로 전세계의 큰 기업들이 EPL 구단의 인수를 원하고 있고 대기업들의 광고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에서 202개 국가가 시청을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삼성전자가 2005년부터 5년간 총 1,000억원에 유니폼 스폰서 광고 계약을 맺었다.
첼시의 경우 세계에 약 9,000만 명의 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마침 첼시의 2009~2010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삼성전자는 1억 달러 이상의 광고 효과를 보기도 했다. 삼성은 일찌감치 2013년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도 했다. 첼시가 안고 있는 1억720만 달러의 부채가 구단 자체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일본프로야구는 EPL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자국 리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유지되며 구단이 창단되기 까지 했다. 그 이유는 일본의 탄탄한 중견 기업들의 존재 때문이다.
2004년 11월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 50년 만에 신생 구단으로 가맹하게 된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좋은 예이다. 라쿠텐은 정보 통신 계통의 벤처 기업으로 1,500억엔~2000억엔(약 1조 8,000억원~2조 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팀인 비셀 고베의 구단주이기도 했던 미키타니 히로시가 센다이를 연고로 프로야구팀 창단을 결정했다.
사실 축구를 통해서는 라쿠텐이 기업 가치 상승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기에 프로야구 진출에 대한 바람이 큰 상태였는데 첫해 흑자를 낸 것도 향후 투자의 기폭제가 됐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많은 중견 기업들은 야구팀의 적자와 무관하게 구단 인수를 통해 대외적으로 실질적인 기업 가치를 높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의 경우 대기업을 제외하면 프로야구팀 운영에 관심을 가질 만한 중견 기업들의 수가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다. 넥센을 메인 스폰서로 해서 운영중인 넥센 히어로즈의 경우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 여부를 지켜 봐야 하며 제9구단 NC 다이노스와 10구단 kt 위즈의 성장을 주목해봐야 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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