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다저스, 이디어 반액세일?.. 더 써야 될 걸"

발행: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안드레 이디어. /AFPBBNews=뉴스1
안드레 이디어. /AFPBBNews=뉴스1

“반액 세일 합니다.”


LA 다저스가 마침내 공개적으로 외야수 안드레 이디어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다. 현재 남아있는 계약의 연봉 합계에서 50%를 부담하고라도 트레이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사실 지난해 윈터미팅 때 3,200만 달러의 연봉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맷 켐프를 샌디에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한 다저스가 이디어도 트레이드하길 원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디어에 대해선 그 흔한 루머조차 하나 나온 적이 없었다. 이디어의 가치가 최근 2년간 많이 하락한데다 그의 남아있는 계약(3년 5,600만달러)이 너무 커서 그 어느 팀도 그를 데려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내내 넘치는 외야수로 인해 고민했던 다저스 입장에서 이디어는 시즌 개막전에 반드시 내보냈으면 하는 선수 중 하나다. 자칫 그를 끌어안고 가야한다면 올해 연봉만 1,800만 달러에 달하는 선수를 파트타임 멤버로 벤치에 앉혀둬야 한다는 고민과 함께 그로 인해 꼭 필요한 또 다른 벤치멤버 한 명을 엔트리에서 빼야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이디어가 그 벤치멤버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다저스는 그를 떠나간 선수로 가정하고 팀을 짜놓은 상태고, 무엇보다 풀타임 벤치멤버는 본인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점잖은 성격인 이디어는 다른 다혈질 선수들 같았으면 벌써 오래전에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나섰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조용하게 기다렸으나 올해는 더 이상 참기 어려웠는지는 지난달 말 다저스에 (어느 팀에서든지) 주전으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결국 트레이드를 요구한 것인데 이에 대해 다저스는 트레이드 파트너가 나타난다면 잔여연봉의 절반을 부담할 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지금 시장에서 과연 ‘특별 세일’로 나온 이디어를 사 갈 팀이 있을까. 남은 계약이 3년간 5,600만 달러라면 50% 세일할 경우 3년간 2,800만 달러로 평균 연봉이 933만 달러 수준이다. 평균연봉만으론 충분히 어필할 수 있지만 문제는 ‘3년’이라는 계약기간이다. 1년 플러스(1년 후 구단 옵션)이라면 몰라도 3년 계약으론 그를 건드릴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사실 이디어는 전성기를 지난 것이 사실이지만 다음 달이면 만 33세가 되는 나이를 생각하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완전한 ‘찬밥’ 신세가 됐는지 모를 일이다.


이디어는 지난해 341타석에서 타율 .249에 4홈런, 42타점, .691 OPS를 기록했다. 그의 성적은 지난 2012년 556타석에서 타율 .284, 20홈런, 89타점, .812 OPS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현격하게 떨어졌다. 하지만 그의 타격 성적이 하향세인 것은 그의 출전시간이 부쩍 줄어든 것과 연계해서 생각해야 한다. 다저스는 지난 2012년 시즌 후반기에 칼 크로포드를 트레이드해 왔고 2013년엔 야시엘 푸이그가 가세했다. 계속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올해도 켐프가 트레이드됐음에도 불구, 이디어가 타석에 들어설 기회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저스 외야는 크로포드(레프트), 작 피더슨(센터), 푸이그(라이트)로 굳어졌고 백업 외야수는 스캇 반 슬라이크와 크리스 하이지로 윤곽이 잡힌 상태다. 부상이라는 돌발변수가 없다면 이디어가 설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트레이드 밖에는 해답이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현 시점에서 그의 트레이드가 가능하냐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세이버 매트릭스 전문사이트 팬그라프닷컴은 과연 50% 세일을 받아들여 이디어를 데려갈 팀이 있을지를 분석했다. 우선 지난 2010년 이후 그의 나이와 성적과 흡사한 선수를 찾아봤다. 그 결과로 나온 리스트 가운데 이듬해에 이디어와 가장 흡사한 케이스로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가 구단 옵션을 포기해 FA가 된 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한 알렉스 리오스(34)가 뽑혔다. 리오스는 로열스와 올해 연봉 1,100만 달러에 내년도 상호 옵션 1,2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지난 3년간 이 두 선수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적으로 볼 때 리오스의 가치가 다소 높아 보이는 수치이지만 차이의 상당 부분이 나이가 들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는 도루 부문에서 리오스의 월등한 우위에서 비롯됐다는 사실과 이디어가 리오스보다 한 살 더 어리면서 타석에선 선구안이 우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선수를 동일한 레벨로 규정해도 무방해 보인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두 선수의 몸값을 직접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다.


리오스의 계약은 현 FA 시장이 그의 가치를 옵션 포함해 2,000만달러 선으로 규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저스가 50% 할인해준 이디어의 몸값 2,800만 달러보다 훨씬 낮다. 더구나 리오스를 데려간 캔자스시티는 돈 외엔 아무런 반대급부를 내놓을 필요가 없었다.


결국 다저스가 이디어를 트레이드하려면 할인 폭을 더 높여야 하고 트레이드 상대로부터 반대급부(유망주?)를 얻어낼 생각은 애당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니면 상대방이 원치 않는 또 다른 나쁜 계약을 떠맡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저스가 이디어의 연봉 부담 폭을 좀 더 높일 경우 그를 데려갈 팀이 있을까. 팬그라프닷컴은 그 경우 현재 팀의 로스터 상황을 분석한 결과 가능한 후보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꼽았다. 브레이브스는 코너 외야수 자리에 닉 마카키스, 조일로 알몬테, 에릭 영, 자니 곰스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디어를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다면 어쩌면 관심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필리스는 외야 사정상 이디어를 고려할 수도 있는 팀으로 꼽혔으나 사실 올해 팀을 재건하는 상황에서 2,000만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해 이디어를 데려갈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이디어는 올해 600타석 이상에 나설 경우 1승을 보탤 정도의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그 정도 성적이라면 2,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느니 저렴한 옵션을 다수 사용해 커버하겠다는 팀이 대다수다. 결국은 50% 세일을 한다고 해도 이디어의 트레이드는 힘들다는 말이다.


다저스는 앞으로도 계속 이디어를 받아줄 트레이드 상대를 찾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없는 트레이드는 불가능하다. 현재로선 다저스가 할인율을 75%선까지 높이지 않는 한 그의 트레이드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벤치멤버 겸 대타요원으로서 이디어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이디어는 생애 대타로 타율 .277(94타수 26안타), 3홈런, 25타점, .824 OPS를 기록했다. 그리 나쁘지 않다. 더구나 그는 3개 외야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루키 센터필더 피더슨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지도 아직 미지수다. 그리고 언제나 주전선수에 대한 부상 가능성은 존재한다. 결국 이디어는 다저스가 어떤 큰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엄청나게 비싼 보험용 선수로 남게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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