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야구 대표팀의 황재균(28)이 홈런 두 방을 폭발시키며 베네수엘라 격파의 선봉에 섰다. 3루수에 허경민과 황재균을 두고 고심하던 김인식 감독에게 확실한 답을 내놓은 모양새다. 온몸으로 증명했다.
한국은 12일 대만 타오위앤의 타오위앤 구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2015 WBSC 프리미어 12(이하 프리미어 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선발 이대은의 준수한 피칭과 폭발한 타선의 힘을 앞세워 13-2로 승리했다. 대회 첫 콜드게임 승리였다.
이로써 한국은 전날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 10-1로 승리한 이후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드는 파괴력을 선보이며 2연승을 달렸다. 12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콜드게임 승리도 만들어냈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 2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리게 됐다.
무엇보다 이날도 타선이 폭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대포도 두 방이나 나왔다. 그것도 한 명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황재균이었다. 황재균은 이날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핵으로 활약했다. 이날 멀티히트를 때린 선수는 여럿 있었지만, 황재균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황재균은 1회부터 힘을 냈다. 2-0으로 앞선 1회말 2사 1,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3-0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 활약의 시작을 적시타로 알린 것이다. 이후 4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섰고, 상대 투수 로베르토 팔렌시아의 5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대포를 쏘아 올렸다. 다소 자세가 무너진 듯 했지만, 타구는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5회말에도 대포를 쐈다. 연타석 홈런이었다. 황재균은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상대 조니 카라바요의 2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멀티 홈런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12-2까지 달아난 6회말에는 무사 2루에서 배터박스에 들어섰고, 내야안타를 치고 나가며 이날 네 번째 안타를 만들어냈다.
사실 한국 대표팀은 3루수를 놓고 다소 고민이 있었다. 김인식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른 허경민과 한 방을 갖춘 황재균을 놓고 고민중이었고, 일본과의 개막전에서는 허경민을 내세웠다.
경기 감각적인 측면에서 허경민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허경민은 삼진 두 개만 당하며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후 2차전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는 황재균을 냈다. 하지만 황재균 역시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맞이한 베네수엘라전에서 김인식 감독은 다시 한 번 황재균을 선발로 냈다. 황재균은 이번에는 제대로 불방망이를 뽐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동시에 대표팀 3루수 자리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분위기다. 대표팀으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살아난 황재균의 방망이는 분명 큰 힘이 될 수 있다. 과연 황재균이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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