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과 양의지가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3번 타순에는 김현수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우측 외야는 민병헌이 든든하게 지켜 서 있었다. 2루와 3루 사이에는 '수비의 제왕' 김재호가 글러브를 툭툭 치고 있었다. 두산 베어스가 아닌 2015 한국 야구 대표팀의 모습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쿠바 대표팀과의 '2015 WBSC 프리미어12' 8강전에서 7-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4강 진출에 성공,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돔에서 4강전을 치르게 됐다. 4강전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
이날 한국은 '두산 우승의 주역' 장원준을 선발로 내세웠다. 승부처마다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쳤던 장원준이었다. 장원준은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과 5차전, 그리고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팀 승리, 그리고 두산의 우승에 일조했다. 그는 매 경기 중요한 순간마다 마운드에 올랐고, 책임감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날 또 한 번의 승부처. 8강전에서 또 선발 투수로 나섰다. 이날 장원준은 비록 5회에 흔들리며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4⅔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장원준과 함께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가 바로 두산의 양의지였다. 김인식 감독은 "두 선수가 올 시즌 소속팀에서 많이 호흡을 맞췄다"면서 양의지를 낙점한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양의지는 두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리드와 볼 배합을 보여주며 쿠바 타선을 잠재웠다. 타격에서는 8회 솔로 쐐기포를 터트리는 등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두산 선수들의 활약은 경기 내내 계속됐다. 특히, 민병헌은 5회 무사 1,2루에서 환상적인 송구를 보여줬다. 에르난데스의 우전 안타로 2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온 상황.
이때 1루주자 바스케스가 2루를 돌아 3루로 뛰기 시작했다. 민병헌은 무리하게 홈으로 던지는 대신 침착하게 3루로 공을 던졌다. 공은 한 번 바운드된 이후 황재균의 글러브에 정확히 들어갔다. 결과는 태그아웃. 상대의 상승세를 끊는 완벽한 송구였다.
타격에서도 민병헌은 6번 타순에 배치돼 선제 타점을 올리는 등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다. 또 김현수의 멀티히트와 김재호의 탄탄한 공수활약, 이현승의 마무리까지. '2015 쿠바전 대한민국'은 '두산민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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