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선 KWFF 사무국장, "여자축구, 저변확대가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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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재환 기자
김정선 한국여자축구연맹 사무국장. /사진=김정선 사무국장 제공
김정선 한국여자축구연맹 사무국장. /사진=김정선 사무국장 제공


최근 한국여자축구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개 대회(2010, 2014) 연속 동메달을 획득했고, 지난해에는 캐나다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 출전, 1승 1무 1패로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한 2015년 8월 중국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거뒀고, 이제는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업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좋지 못한 환경과 지원 속에서도 열심히 뛰어준 현장의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뒤에서 이들을 지원한 한국여자축구연맹(KWFF) 등의 관련 기관 및 관계자들의 공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 중에서도 각종 업무를 담당하며,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에 이바지한 김정선 한국여자축구연맹 사무국장의 공로도 컸다. 김 사무국장은 지난해 12월 대한축구협회(KFA)가 개최한 'KFA 어워드 2015'에서 공로패를 받으며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그런 김 사무국장을 스타뉴스가 이메일 인터뷰로 만나보았다.


다음은 김정선 한국여자축구연맹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맡고 있는 직책과 업무는?


▶ 한국여자축구연맹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국내 한국 유소녀 여자축구, 초·중·고.대학부 및 일반부(WK리그) 등 국내, 국제교류전 등 대회운영 및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사업을 담당 및 추진하고 있다.


-여자축구계에 발을 담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1991년 3월 초 한국실업축구연맹(現 내셔널리그)에 입사했고 2006년까지 그곳에서 일했다. 이후 2007 FIFA U-17 청소년월드컵조직위원회에서 근무했고, 현재 한국여자축구연맹 오규상 회장님 및 지인 분들의 추천을 통해 2009년 2월부터 연맹에서 일하게 됐다.


-지금까지 한국 여자축구가 걸어온 길은 어땠나?


▶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한축구협회, 문체부 등에서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국제대회 등에서 각종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여자축구가 국민들께 인식되기까지는 아직까지도 각종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한국 여자축구가 부족한 지원,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단기간에 비교적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어떤 요인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하나?


▶ 먼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국내 유소녀 여자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는 초·중·고 및 대학교 학교장(총장)님, 축구부장님, 팀을 맡고 있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노고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협회와 문체부 등 관련 단체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두 가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과 향후 발전 가능성은 언급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국제대회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연맹의 방향성은 어떠한가?


▶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한국 여자국가대표팀 선수층이 굉장히 얇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야 하는데, 최근 이뤄진 체육단체의 통합은 인프라 및 저변확대가 부족한 여자축구 측면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본다.


물론 유소녀 대회 숫자가 줄어드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유소녀 팀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리그 운영 및 발전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공감대 형성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선해나갈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현재 KFA-KWFF의 장·단기적 발전 플랜은 어떤가?


▶ 대한축구협회 내에서 여자축구를 담당하는 전담 부서 설립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KFA와 KWFF는 2014년 발전 워크숍 개최를 비롯해 지난해에는 여자축구 태스크포스팀(TFT) 운영 등 다양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는 이 같은 프로젝트와 비전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이지만, 조금씩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여자축구보급을 위해 여자 대학 동아리 축구에 대한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TFT 위원으로 여자 대학 축구 동아리 회장을 위촉하고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또 올해는 대한축구협회가 여자 대학 축구 동아리 대회를 주최하고, 대회 운영에 대한 지원도 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런 점들이 여자축구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학여자 축구클럽(2015년 기준) 숫자가 약 19개교 총 22개 팀인데, 연맹에서는 지난해 서울대, 국민대, 이화여대 등 동아리 클럽 측에 각종 물품 등을 지원하기도 있다.


여대생들에게 이러한 경험 제공과 지원이 이뤄진다면, 비단 지금뿐만 아니라 향후 이들이 아이들을 낳았을 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지역 생활체육장에서 엄마와 딸이 축구장에 함께 가서 축구나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문화 행사 등도 열린다. 한국의 실정에 맞게끔 여자축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국내 리그(WK리그)의 발전 방향은 어떠한가?


▶ 지난해는 연고지 정착의 첫해로 출발이 좋았다. 부산 상무의 연고지 문제는 2016년부터 충북 보은으로 논의가 되어가는 중이다.


연맹과 구단들은 향후 '한국성인여자축구 복표사업'을 목표로, 자치단체와 실업팀 간의 시설 확충, 팬 확보, 마케팅 및 홍보효과 등을 극대화할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이를 위해 연맹과 구단 측은 주기적으로 단장 회의를 거치고 있으며, 지역단체장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많은 성과를 이뤄냈지만 향후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 확실히 개선되어야 할 점, 그리고 어떤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 최근 '우리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는 자유 학기제'란 신문 기사를 봤다. 이 제도는 참여형 수업과 진로탐색을 위한 체험(실전)활동을 통해 끼(예술, 체육활동 등)를 찾게 하는 취지로, 지난 3년간 시범운영을 거친 뒤 전면 시행하게 됐다.


하루에도 1~2 통씩 유소녀 엘리트 학생을 키우는 부모님들의 걱정이 담긴 전화를 받는다. 이 제도가 유소녀 엘리트 선수들의 수업결손을 예방하는 조건으로, 이 선수들의 끼를 살려 세계 최고의 여자축구선수로 길러낼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현재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대안도 필요할 것이다. 일본 생활체육의 경우 저변확대는 안착이 되었을지는 모르나, 경기력 향상을 증대하기 위해 '지역 아카데미 우수선수 선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우수선수들을 선발한 뒤, 숙식을 해 가며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시스템이다. 선수들이 해당지역 아카데미 소속으로 선발을 목표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일본 여자축구의 현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지금 한국여자축구는 저변확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저변확대의 정착 시점까지 유소녀 축구에 대한 지원도 상당히 중요하고, 적절한 지원시기를 놓치지 않게끔 단체장과 임원, 실무를 담당하는 프런트들이 대안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이는 한국여자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비인기 종목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유 학기제' 등이 시행되는 지금이 한국 스포츠 역사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모든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개개인의 생각들을 뭉친다면 진정한 '개혁과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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