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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건영 "국뽕 해설은 싫다..여전히 좋은 해설을 고민한다"

발행:
김지현 기자
[인터뷰]손건영 해설위원의 파란만장 인생 스토리①
손건영 MBC 스포츠 해설위원. /사진=김창현 기자
손건영 MBC 스포츠 해설위원. /사진=김창현 기자


49살. 중고 신인이라고 해도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스포츠에 대한 열정 하나로 미국 생활을 과감하게 접고 한국으로 왔다. 올해 MBC 스포츠 플러스의 새로운 MLB 해설위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손건영 위원의 이야기다.


손건영 위원은 올 시즌 MLB 해설의 새로운 목소리다. 한국 팬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해설분야에서는 경륜이 높다. 23년간의 긴 미국생활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지식으로 이미 MLB 팬들로부터 '빈틈없는 해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손건영 위원은 "흔히 말하는 국뽕 해설은 하고 싶지 않다. 오랜 기간 스포츠를 보면서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해설을 하고 싶다. 아직 많이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손건영 위원은 어릴 적부터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어머니 말씀이 4살짜리 꼬마가 권투를 못 보면 난리가 났다고 한다. 야구만 좋아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종목을 좋아했다. 차범근을 너무 좋아했다. 분데스리가를 가기 전 경기장에서 차범근이 잘되길 바랐다"고 웃었다.


차범근이 분데스리가로 떠나던 이맘때 즈음 어릴 적부터 열정이 남달랐던 스포츠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고 밝힌다. 스포츠 현장에서 기사를 쓰는 기자도 동경했고 중계를 하는 것도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무작정 꿈만 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빨리 결혼을 하면서 생계가 급해 일반 대기업에 들어가 자동차 산업에서 일을 했다. 회사 일이 잘 맞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93년 손건영 위원은 돌연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


손건영 MBC 스포츠 해설위원. /사진=김창현 기자


손건영 위원은 "미국에 연고가 하나도 없었다. 유학비자를 받고 무작정 떠났다. 공부하면서 돈을 버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느 순간부터 생활고 해결에 치중했다. 샌드위치 가게를 인수해서 운영한 적도 있다.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미국을 떠나오고 싶다는 유혹도 강했다. 하지만 스포츠가 발목을 잡았다. 미국에서 날마다 열리는 NBA, MLB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그래서 미국에 머물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99년 LA 라디오 코리아에서 LA 레이커스를 중계할 사람을 뽑았다. 아르바이트 자리로 딱 이었다. 그때부터 캐스터로 중계를 처음 시작했다. 마이클 조던의 은퇴 경기도 직접 가서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에서 오퍼가 들어왔고 NBA기사를 쓰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못이룬 꿈을 미국에서 이루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KBS와 연이 닿았다. 당시 박찬호 경기 라디오 중계를 맡게 된 것이다.


손건영 위원은 "박찬호 라디오 중계를 하던 중 박찬호가 텍사스로 떠나면서 LA서 는 더 이상 박찬호 중계를 하지 못하게 됐다. 그때 KBS가 텍사스로 가서 중계를 할 수 있냐고 제안했다. LA에서 다니던 신문사도 그만둬야 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텍사스로 떠났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은 열악했다. KBS에서 보내준 아나운서, PD, 엔지니어 이렇게 4명이 방송 장비를 들고 미국 전역을 다녀야 했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손건영 위원에게 행복한 일이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박찬호가 텍사스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일이 꼬인 것이다.


손건영 위원은 "박찬호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당시에 평생 중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바보 같았다. 불과 2년 만에 끝날 것을 알았다면 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것이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해줬다"고 답했다.


그렇게 돌고 돌다 2016년 기회가 왔다. MLB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해설자가 필요했고 평소 친분이 있던 허구연 위원이 손건영 위원을 추천했다. 인터뷰를 봤고 통과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해설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23년 동안 살았던 미국을 떠나야 했다. 손건영 위원은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LA에서 텍사스로 떠났을 때처럼 과감히 결단을 내렸고 MBC 스포츠와 계약을 했다.


손건영 위원은 "예전에는 자부심이 있었다. 한국 사람 중에서는 내가 미국 스포츠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다고 자만했다. 하지만 지금의 내 한계를 인정한다. 20년 동안 야구를 봐왔다. 그동안 미국에서 경험하고 쌓은 지식들을 바탕으로 편안한 해설, 친근감 있는 해설을 하고 싶다. 좋은 해설이 뭘까 고민한다.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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