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맏언니' 오영란(44, 인천시청)이 경기 종료 직전 슈퍼 세이브로 팀을 패배 직전에서 구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퓨처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B조 예선 3차전서 네덜란드와 32-32로 비겼다. 경기 종료 부저와 동시에 7미터 페널티 드로우를 내줬는데 오영란의 선방으로 패배를 면했다.
오영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으로 영화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의 주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출전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이번 리우 대회까지 4회 연속 출전으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까지 포함하면 무려 5번째다. 한국 선수단 최고령이다.
이번 네덜란드전에는 베테랑 오영란의 진가가 빛났다. 한국은 러시아, 스웨덴을 만나 2연패를 당하며 고전 중이었다. 2패 후 상대하는 네덜란드 또한 세계랭킹은 한국(10위) 보다 낮은 14위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었다. 6개 팀 중 4위까지 8강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3패는 곧 탈락이었다. 오영란은 러시아전(37분), 스웨덴전(25분)과 달리 네덜란드전에는 52분 15초간 사실상 풀타임으로 골문을 지켰다. 특히 패배나 다름 없었던 마지막 순간, 멋진 수비를 펼치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한국은 전반 한때 주도권을 쥐었으나 점차 체격적인 열세에 시달리며 뒤처지기 시작했다. 21-21로 맞선 후반 6분부터 연달아 5점을 빼앗겼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놓고 나서야 전열을 가다듬어 매섭게 반격을 시작했다. 결국 31-32로 뒤진 29분 18초, 류은희가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남은 42초를 잘 버티던 한국은 종료 부저와 동시에 반칙을 범해 최대 위기에 몰렸다. 김진아의 파울로 7미터 페널티 드로우를 헌납했다. 사실상 버저비터를 내준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오영란이 노련미를 뽐내며 상대 슛 방향을 예측해 막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고 한국은 8강행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은 모두 오영란에게 달려와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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