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엘넥라시코의 먹이사슬도 바뀌었다. 지난 9년 동안 움츠렀던 LG가 10년째, 드디어 포식자로 올라섰다.
LG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3차전서 9-2로 완승, 개막 3연전을 싹쓸이했다. 지난해 8월 25일부터 넥센전 7연승이다. 과거 넥센에 약했던 이미지를 완전히 쇄신했다.
말이 좋아 '엘넥라시코'였지 웃은 쪽은 항상 넥센이었다. LG는 항상 쫓아가다 패하거나 앞서다가 역전을 당하곤 했다. 명승부가 자주 나온 건 맞지만 대부분 넥센이 이겼다.
때문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매치업 '엘클라시코'에서 따온 '엘넥라시코'라는 수식어는 양 팀 팬들 모두 즐겨 쓰지는 않았다. LG팬들은 가뜩이나 지는데 엮이는 게 싫었고 넥센 팬들은 압도적으로 우위인데 라이벌 매치라 이름 붙이는 게 싫었다.
실제로 역대 통산 전적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간 넥센이 92승 62패로 앞섰다. LG가 넥센에 시즌 상대전적을 앞섰던 건 2010년 10승 9패, 2016년 10승 6패 2번이 전부였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이 2014년 LG 사령탑을 맡은 뒤 지긋지긋한 먹이사슬도 뒤바뀌기 시작했다. LG는 지난해 6년 만에 넥센전 우위를 되찾은 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승 1패로 승리했다.
특히 이번 개막 3연전 싹쓸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2012년부터 LG의 천적으로 군림하던 넥센의 좌완 에이스 밴헤켄에게 930일 만의 패전을 안긴 데 이어 2차전, 3차전은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승리했다.
3연전 내내 양상문 감독의 용병술도 절묘하게 적중했다. 개막전 리드오프로 낙점된 이형종은 밴헤켄을 쓰러뜨리는 홈런포를 가동했다. 2차전에 전격 선발 출장한 이천웅은 2루타 2개 포함 3안타로 승리에 앞장섰다. 3차전 선발 1루수로 깜짝 선발 출격한 서상우는 첫 타석에서 선제 결승 투런포를 폭발시켰다. 2일 데뷔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윤지웅도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제 역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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