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의 2017년 순위는 9위다. 2016년에도 9위였다. 9위 자체도 창단 후 처음이었는데, 2년 연속으로 9위에 자리했다. 여러 악재가 있었다. '왕조'의 주역들은 줄줄이 빠졌고, 있던 자원도 부상에 신음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 이쪽이 결정적일 수 있다. 바로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다. 지난 2년간 총 6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뛰었고, 합계 10승을 만들어냈다. 이래서는 좋은 성적은 쉽지 않다.
삼성은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전에서 1-11로 크게 패했다.
선발로 나선 페트릭은 5이닝 7피안타(3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10패째다. 지난 6월 23일 한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후 96일간 승리가 없었던 페트릭이다. 97일째에도 승리는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승수를 쌓을 기회가 없을 전망이다.
이에 페트릭의 2017년 승수는 2승이 됐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부분(6.30)도 반갑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승수가 너무나 아쉽다. 여기에 부진에 부상이 겹치며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앤서니 레나도의 승수도 2승(3패)이다. 즉,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쌓은 승수가 단 4승이라는 이야기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역대 최악의 외국인 투수 농사를 경험한 바 있다. 앨런 웹스터-콜린 벨레스터-아놀드 레온-요한 플란데까지 4명이 뛰면서 단 6승에 그쳤다.
웹스터가 4승을, 플란데가 2승을 만들었다. 벨레스터-레온은 무승이었다. 그리고 삼성의 2017년 외국인 투수 농사는 2016년과 비교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모습이다.
이렇게 삼성은 2년 동안 총 6명의 외국인 투수가 뛰면서 합계 10승에 그쳤다. 한 명이 10승 이상을 해도 부족할 판국에 6명이 만든 합계 승수가 10승이다. 삼성이 2년 연속 9위에 그치는 데 큰 부분을 차지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까지는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품었다. 막강한 토종 선수들이 있었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도 컸다. 미치 탈보트, 브라이언 고든, 릭 밴덴헐크, J.D. 마틴,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 등이 제몫을 해냈다.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서 삼성도 덩달아 추락했다. 물론 삼성의 추락이 오롯이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탓이라고 볼수는 없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자신의 몫을 했다면, 삼성의 순위는 9위보다는 위에 자리했을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결국 삼성이 겪은 '악몽'의 진원지가 이쪽인 셈이다.
어쨌든 2017년 시즌도 이제 끝이 보인다. 2018년 시즌을 바라봐야 한다. 외국인 타자는 다린 러프가 워낙 잘해주고 있고, 재계약도 긍정적이다. 투수 쪽이 문제다. 김한수 감독도 "타자는 고민을 덜었다. 문제는 투수 쪽이다"라고 말했다.
과연 2018년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이 확실한 모습을 보이며 '왕조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까? 이 부분이 안 된다면, 삼성은 또 한 번 하위권을 전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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