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NBA산책] '벼르고 벼른' 휴스턴 vs 골든스테이트..드림매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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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스테판 커리./AFPBBNews=뉴스1
스테판 커리./AFPBBNews=뉴스1

‘파이널 4’로 압축된 NBA 플레이오프에서 시즌 내내 모두가 손꼽아 기다려온 매치업이 성사됐다. 바로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58승24패)와 정규시즌 톱시드 휴스턴 로케츠(65승17패)가 격돌하는 서부콘퍼런스 결승이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보스턴 셀틱스가 2년 연속으로 맞붙는 동부콘퍼런스 결승도 매우 흥미로운 매치업이 될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이번 시즌 최고의 팀(휴스턴)과 자타공인의 최고 우승후보(골든스테이트)의 충돌에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휴스턴이 지난해 6월 LA 클리퍼스에 7명의 선수를 내주고 크리스 폴을 영입하는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단행, 폴과 제임스 하든의 슈퍼 포인트가드 ‘원투펀치’를 구축한 이유부터가 골든스테이트를 겨냥한 것이었다.


2015년과 2016년 모두 골든스테이트에 패해 시즌을 마감했던 휴스턴의 대릴 모리 단장은 지난 2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워리어스를 꺾는 것에 완전히 집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우승을 하기 위해선 90%의 경우 워리어스를 꺾어야만 했다. 우리는 워리어스를 7게임 만에 꺾는 방법을 찾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고 그동안 해온 모든 작업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들 이었다”고 말했다. 모리 단장이 말했던 90%의 확률은 이제 100%가 됐고 결국 이번 대결은 어쩌면 이미 1년 전부터 예정됐던, 두 슈퍼 팀들 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의 한판승부로 다가왔다.


크리스 폴. /AFPBBNews=뉴스1

두 팀은 오펜스에서 리그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정규시즌에 공격 100회당 112.24득점을 올려 리그 1위에 올랐고 휴스턴은 112.23득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양팀의 격차가 겨우 0.01점이다. 만약 휴스턴이 정규시즌에 한 골만 더 성공시켰어도 1, 2위가 뒤집혔을 정도로 박빙의 차이다.


ESPN 통계연구에 따르면 NBA 역사상 112득점을 넘긴 두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말 그대로 NBA 최강 화력의 두 팀이 충돌하는 시리즈인 것이다.


두 팀 모두 막강 화력을 자랑하지만 스타일은 완전히 상반된다. 주로 골밑과 외곽 3점포로 득점을 노린다는 사실은 똑같지만 그 것을 얻어내는 방법은 전혀 다르다. 골든스테이트의 경우는 ‘볼 무브먼트’(Ball Movement)가 트레이드마크다. 계속해서 볼을 돌리면서 선수들의 순간적인 ‘오프-더-볼’ 움직임으로 골밑슛 찬스나 외곽슛 찬스를 만들어낸다. 선수 전원이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는 골든스테이트 시스템에선 사실 어느 한 선수가 ‘슈퍼맨’같은 플레이를 할 필요가 없다. 각자 자기 위치에서 제 몫만 다해주면 엄청난 파괴력을 낼 수 있다.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톰슨, 케빈 듀랜트, 드레이몬드 그린 등 즐비한 스타들 가운데 어느 한 명 정도가 부진해도 다른 선수가 이를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반면 휴스턴의 공격은 볼을 가진 선수가 수비수와 1대1 상황을 만들어내는 ‘아이솔레이션’(Isolation) 중심이다. 패스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이 아니라 하든과 폴이 수비수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을 만들어낸 뒤 3점슛이나 드리블 드라이브 침투에 이은 골밑슛으로 득점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휴스턴은 간판스타들에 대한 의존도가 골든스테이트에 비해 훨씬 높다. 하든과 폴이 모두 뛰어난 경기를 보인다면 누구라도 꺾을 수 있지만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부진을 보인다면 팀 전체가 흔들릴 위험성이 크다.


정규시즌 통계를 살펴보면 양팀의 상반된 스타일이 확 드러난다. 어시스트 부문은 보면 골든스테이트는 경기당 29.3개로 리그 1위에 오른 반면 휴스턴은 21.5개로 30개 팀 가운데 26위였다. 경기당 패스 횟수도 골든스테이트가 3위, 휴스턴은 30위였고 오프-더-볼 스크린 횟수도 골든스테이트는 1위, 휴스턴은 30위였다. 반면 1대1 아이솔레이션에서는 휴스턴이 게임당 15.6회로 1위, 골든스테이트는 6.9회로 공동 17위였다. 양팀이 주로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통계에서부터 확연히 보인다. 사실 이처럼 상반된 스타일이지만 파괴력은 거의 똑같은 슈퍼 파워들이 충돌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듀란트(왼쪽)가 르브론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휴스턴과 골든스테이트는 정규시즌에서 3차례 만나 휴스턴이 2승1패로 우세를 보였다. 3경기 모두 숨 막히는 접전이었고 특히 지난해 10월18일(한국시간) 정규시즌 개막전으로 펼쳐진 첫 대결에선 휴스턴이 적지에서 122-121, 한 점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당시 골든스테이트 케빈 듀랜트의 마지막 슈팅이 배스켓에 꽂혔으나 볼이 종료버저가 울린 다음에 그의 손을 떠난 것이 밝혀지면서 휴스턴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어 1월5일에 벌어진 두 번째 경기에선 골든스테이트가 124-114로 승리했고 1월21일 3차전에선 휴스턴이 116-108로 승리, 시즌 시리즈를 따냈다.


하지만 이 3번의 맞대결은 이번 시리즈에서 크게 참고하긴 힘들다. 플레이오프 경기와 정규시즌 경기는 그 강도가 차원이 다르거니와 무엇보다 거의 넉 달 전에 벌어진 경기였고 매 경기마다 키 플레이어가 빠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도 매 경기가 정말 불꽃 튀는 접전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의 대부분 전문가들과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이번 시리즈에서 대부분이 골든스테이트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지난 3년간 서부우승을 차지하고 그중 두 차례는 NBA 정상에 오른 경험의 힘을 높게 쳐주고 있다. 더구나 골든스테이트는 시즌 막판 무릎부상으로 6주 정도 결장한 에이스 커리가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차전부터 돌아온 뒤 4경기를 뛰며 빠르게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는 등 오랜만에 부상 선수 없이 완전한 팀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지난 3년과 달리 올해 골든스테이트는 홈코트 어드밴티지가 없다는 사실이다. 홈에서 전승을 거두더라도 적지에서 최소한 1승을 따내야 한다. 휴스턴 팬들이 광적으로 응원하는 적지에서 플레이오프 1승을 빼앗아내는 것은 아무리 골든스테이트라도 쉬운 과제가 아니다.


제임스 하든. /AFPBBNews=뉴스1

더구나 휴스턴 팀은 모든 것이 골든스테이트를 꺾는 것을 목표로 디자인된 팀이다. 휴스턴은 시즌 내내 골든스테이트를 꺾는 것을 염두에 두고 포석을 깔아왔고 그중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서부 톱시드를 따내 홈코트 이점을 따내는 것이었다. 홈코트 이점 없이 골든스테이트를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골든스테이트는 현재 플레이오프 홈경기에서 15연승을 기록, 시카고 불스가 1990년과 1991년에 세운 NBA 기록과 타이를 이뤄 3차전에서 이긴다면 NBA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결국 이번 시리즈는 휴스턴이 과연 홈코트를 지켜낼 수 있을 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에서 벌어지는 1, 2차전은 무조건 다 이겨야 한다. 만약 안방에서 벌어진 첫 두 경기 중 한 경기라도 내준다면 시리즈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커 생각보다 싱거운 승부가 될 가능성도 있다.


휴스턴으로선 하든과 폴이 이번 시리즈 내내 최고의 활약을 해줘야 한다. 문제는 수비에서 커리와 톰슨이라는 최고의 가드 콤비를 막아야 하는 이들이 과연 공격에서 그 정도로 계속 활약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와 톰슨이 공격에서 다소 부진해도 듀랜트와 그린이라는 걸출한 옵션이 있는 반면 휴스턴은 하든과 폴, 둘 중 하나라도 부진할 경우 그 공백을 메울 다음 옵션이 분명치 않은 것이 문제다.<예상- 골든스테이트 4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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