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최고의 명승부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두산 베어스와 10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SK는 10회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10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11-10으로 이겨 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SK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1-10으로 승리했습니다. 1,2차전을 먼저 잡고도 고척돔에서 2연패를 당했던 SK는 다시 홈으로 돌아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SK와 넥센은 김광현과 브리검의 선발 맞대결에서 5회까지 무득점으로 팽팽했습니다. 균형은 6회에서야 깨졌습니다. 6회초 넥센은 임병욱의 2타점 2루타가 터졌고, 김태훈의 폭투로 임병욱이 홈을 밟으면서 3-0이 됐습니다.
분위기가 넥센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듯했으나 SK는 6회말 로맥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SK는 계속된 6회말 공격에서 넥센 한현희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에서 대타 최항이 바뀐 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내면서 SK가 6-3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7회말에도 한 점을 추가했습니다. 1사 후 대타 나주환이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SK가 7-3으로 달아났습니다.
넥센이 8회초 켈리 상대 서건창과 박병호의 연속 안타 후 샌즈 땅볼 때 한 점을 내면서 4-7로 따라붙자 SK는 8회말 김상수 상대 강승호의 볼넷과 김강민, 최정의 적시타를 묶어 2점을 더 내고 9-4로 다시 넥센을 따돌렸습니다.
하지만 넥센은 믿을 수 없는 끈질김을 보였습니다. 9회초 켈리 상대 송성문의 적시타, 2루수 강승호의 실책으로 3점을 더 낸 넥센은 박병호의 2사후 동점 투런포로 극적인 9-9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넥센이 10회초 임병욱과 김민성의 연속 2루타로 다시 10-9로 다시 앞섰습니다. 그러나 SK는 10회말 김강민이 벼락같은 홈런으로 다시 10-10 동점을 만들었고, 한동민의 끝내기가 홈런이 터지면서 4시간 54분의 길었던 승부는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한동민이 이날 경기의 MVP 수상자(상금 100만원)가 됐고 김강민은 21타수 9안타(3홈런)로 시리즈 MVP 수상자(상금 300만원)가 됐습니다.
2018년 KBO 리그 정규시즌은 두산 베어스의 독주로 마감됐습니다. 두산은 4월 7일 공동 선두로 올라선 이후에는 단 하루도 2위로 내려가지 않고, 정규시즌 132번째 경기(9월 25일)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습니다.
두산은 올해 93승 41패로 승률 0.646을 기록했는데 80승 이상을 거둔 팀도 두산뿐입니다. 2위 SK 와이번스는 78승을, 3위 한화 이글스는 77승으로 두산과 SK의 승차는 14경기 반에 달했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독주한 두산은 구단 역사상 단일리그제에서 세 번째 정규시즌 우승(1995, 2016, 2018년)을 차지했습니다. 2015년 두산 사령탑에 오른 김태형 감독은 부임 후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업적을 세웠습니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두산은 곧바로 재정비에 돌입해 더스틴 니퍼트와 작별하고, 롯데의 조쉬 린드블럼을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마이클 보우덴 대신 세스 후랭코프를 영입해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습니다.
두 외국인 투수는 이용찬과 함께 '15승 트리오'가 됐습니다. 린드블럼은 15승 4패 평균자책점 2.88, 후랭코프는 18승 3패 평균자책점 3.74를 올리고 지난해까지 마무리와 중간을 오갔던 이용찬도 선발로 전환해 15승 3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활약했습니다. 여기에 유희관과 이영하까지 5명이 10승 이상을 거두었습니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의 덕은 못 봤지만 토종 타자들이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습니다.
김재환은 구단 역사상 최다인 44홈런을 치며 '잠실 홈런왕'을 넘어 KBO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습니다. '당대 최고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는 든든한 수비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타율 0.360, 23홈런, 77타점으로 타석에서도 뛰어났습니다. 최주환, 오재일, 허경민, 박건우, 오재원, 김재호 등의 활약도 빛났습니다.
이처럼 두산이 독주하는 가운데 한화는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 무대에 다시 오르며 최고로 도약한 팀이 되고 화제를 모은 팀이 됐습니다.
프랜차이즈 출신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로 새롭게 팀을 꾸린 한화는 이변을 일으키며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습니다. SK와 시즌 마지막까지 2위 경쟁을 벌인 한화의 3위 도약은 올 시즌 최대 이변이었습니다.
KBO 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을 잔치에 나서지 못한 한화는 본래 '하위권 후보'로 분류됐고 시즌 내내 토종 선발 부진과 타선 기복에 시달렸지만, 평균자책점 4.24로 1위에 오른 불펜진의 힘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버텼습니다.
외국인 타자 재러드 호잉도 시즌 막판 지친 기색을 보였으나 30홈런 110타점을 올리며 한화의 구세주가 됐습니다.
'두산 대항마'로 꼽히던 SK는 2위로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토종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와 11승을 거두고 화려하게 재기했습니다. 팀 평균자책점 1위(4.67)에 오를 만큼 투수진 전체가 안정적이었습니다. 김광현 외에도 박종훈(14승), 켈리(12승), 산체스(8승 8패, 자책점 4.89)가 선발진을 든든히 이끌었습니다.
무엇보다 제이미 로맥과 한동민, 최정, 김동엽 등 거포들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233개의 홈런을 때려 팀 홈런 1위에 올랐습니다.
박병호가 돌아온 넥센도 4위를 차지해 2016년 이후 2년 만에 가을 무대를 밟았습니다.
홈런왕의 대명사인 박병호는 타율 0.345, 43홈런 112타점으로 거포다운 모습을 보였고 지난 8월 16일부터 뛰기 시작한 샌즈는 23경기서 타율 0.314, 12홈런 37타점으로 한국야구에 완전히 적응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신인왕 이정후가 맹타를 날렸습니다. 하지만 이정후는 시즌 막판 좌익수 수비에서 과감한 플레이를 벌이다 어깨 부상을 당해 플레이오프에 출전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타선은 김하성, 김민성, 서건창과 임병욱, 송성문, 김혜성, 김규민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습니다.
투수진에서는 브리검(11승 7패, 평균자책점 3.84)과 시즌 막판 영입한 해커(5승 3패, 평균자책점 5.20)가 선발로 좋았고 토종 투수진에서는 최원태(13승 7패, 평균자책점 3.95)가 뛰어났고, 한현희도 좋았습니다. 불펜은 오주원과 이보근, 김상수가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지난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3연패를 저지한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올해에는 힘겹게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탔습니다. 올해도 강자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KIA의 하락은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20승을 올렸던 헥터가 양현종의 절반에 불과한 성적 하락을 보였고, 토종 투수들의 부진, 불펜의 허약한 피칭, 폭발력 강했던 타선의 기복 있는 득점력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신흥 강호 NC 다이노스는 일찌감치 상위권에서 이탈했고, 김경문 전 감독까지 팀을 떠나는 내홍을 겪으며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사건은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유영준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반전을 이루지 못한 NC는 결국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인기 구단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는 끝내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해 올해 관중동원 실패에 한몫했습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LG는 9월 4일 재개한 '막바지 레이스'에서 12승 16패로 처졌습니다. LG는 잠실 맞수 두산에 1승 15패로 밀려,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반면 8위로 9월 4일을 맞이한 KIA는 19승 15패로 선전하며 '대역전극'을 이뤘습니다. 롯데도 아시안게임 이후 17승 16패로 선전했지만, 마지막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을 모두 내줘 5위 싸움에서 앞서 나갈 기회를 놓쳤습니다.
5위를 넘봤던 삼성 라이온즈도 중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들었습니다. 황재균 영입으로 3년 연속 최하위에서 반등을 노렸던 막내구단 KT는 올해에도 9위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슈퍼루키' 강백호의 등장 등으로 창단 4년째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했습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