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우승한다."
사비 에르난데스(39)의 예언은 이제 하나만 남았다. 그의 생각대로 아시안컵 우승을 놓고 카타르와 일본이 맞붙게 됐다.
바르셀로나(스페인) 레전드이자 현재 알사드(카타르)에서 선수 경력을 마무리 중인 사비는 지난해 카타르 방송 알 카스에 출연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성적을 예측했다.
대회가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사비의 예측은 기가 막힐 정도로 들어맞았다. 조별리그·16강에서 놀라운 적중률을 보여준 사비는 당시 8강 대진으로 한국-카타르, 호주-UAE, 일본-시리아, 이란-중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트남만 빼고 전부 맞췄다. 또 사비의 말대로 한국이 8강에서 카타르에 패했고, 4강에는 카타르를 비롯해 일본과 이란이 진출했다. 호주 하나만 틀렸다. 대신 개최국 UAE가 4강에 올랐다. 하지만 결승 진출 팀은 사비의 생각과 똑같았다. 일본이 이란을 3-0으로 격파해 결승에 선착한 뒤 카타르도 UAE를 4-0으로 이기고 남은 한 자리를 차지했다.
대회전까지만 해도 카타르를 우승후보로 분류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 대회 전까지 최고 성적이 8강이었고, FIFA랭킹도 9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카타르는 이번 대회 유일하게 6전 전승의 무시무시한 기록을 앞세워 역사상 첫 우승을 노린다.
그야말로 공수가 완벽하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 가장 많은 16골을 기록한 한편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수단 출신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23)가 8골을 터뜨려 대회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 공동 2위 그룹(4골)과 무려 두 배가 차이 나는 기록이다. 여기에 비야레알, 스포르팅 히혼 등 스페인 리그에서 뛰었던 아크람 아피프(23)의 공격이 날카롭고, 알제리 출신의 부알렘 쿠키(29)도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물론 결승 상대 일본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조별리그 내용은 좋지 않았으나 1-0 실리 축구를 앞세워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했다. 4강전 이란과 경기에서는 오사코 유야(29)의 멀티골이 폭발하면서 오랜만에 화끈한 경기를 펼쳤다. 결승을 앞두고 선수들의 사기가 높아졌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승부는 부딪혀봐야 알겠으나 사비의 예언 때문에 아시안컵 결승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됐다. 이제 마지막이다. 사비의 생각이 이번에도 들어맞을지 또 한 번 관심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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