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키움 히어로즈를 발목을 제대로 잡았다. '함평 라인업'으로 최정예 키움을 제압했다. 함평이든 광주든, 호랑이는 다 호랑이였다.
KIA는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키움전에서 선발 이준영의 호투와 유민상의 3점포 등을 통해 5-0의 승리를 품었다.
최근 4연패 탈출이다. 가을야구와 무관하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 잔여 경기는 2경기다. 그것도 키움을 잡았다. 최소 2위 다툼에 여차하면 우승까지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KIA에 덜미를 잡혔다.
KIA로서는 주전이 아닌 백업이 나서 거둔 승리이기에 더 반갑다. KIA는 최형우, 김주찬, 안치홍이 시즌을 이미 접었고, 이날은 김선빈(발목)과 이창진(허리)마저 출전하지 못했다. 마운드 역시 양현종, 터너, 윌랜드가 시즌을 마감한 상태.
이에 이날 KIA 라인업은 '함평 타이거즈'라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박찬호(유격수)-황윤호(3루수)-유민상(1루수)-프레스턴 터커(우익수)-이우성(지명타자)-문선재(좌익수)-백용환(포수)-고장혁(3루수)이 나섰다.
터커와 박찬호를 뺀 나머지 7명이 모두 백업 자원. 박찬호 역시 올 시즌이 첫 풀타임이다. 사실상 주전이 오롯이 빠진 상태로 경기에 나섰다.
마운드도 다르지 않았다. 선발로 좌완 이준영이 나섰다. 올 시즌 첫 선발 등판. 개인 통산으로도 두 번째 등판이다. 2016년 6월 3일 넥센(현 키움)전 딱 한 번 선발로 나선 바 있었다. 당시 4⅔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208일 만에 선발로 올랐다.
반대로 키움은 정예가 다 나섰다. 서건창(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이정후(중견수)-박병호(1루수)-제리 샌즈(우익수)-박동원(포수)-장영석(3루수)-김혜성(2루수)-허정협(좌익수)이 출전했다. 선발투수도 '외국인 에이스' 에릭 요키시였다.
키움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KIA의 승리. 이준영이 5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개인 최다 이닝을 일궈냈고, 선발 무실점도 역시 처음이었다. 최고 145km의 속구에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더했다.
타선에서는 이우성이 선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유민상이 쐐기를 박는 3점포를 더했다. 황윤호가 2안타를 때렸고, 문선재도 1안타 1볼넷을 올렸다. 심지어 대타로 나선 최정용도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물론 뒷문은 기존 주전들이 책임졌다. 이준영에 이어 박준표-전상현-문경찬이 올라와 막아냈다. 그리고 전상현과 문경찬도 시즌 전체로 보면 '새 얼굴'이다.
KIA는 올 시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얻은 것이 적지 않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함평 호랑이들'이 힘을 내면서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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