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제주] 조용운 기자= 미드필더 이상민(26)이 수원 삼성에서 안산 그리너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출전을 위해 수원과 계약해지를 하며 택한 승부수다.
이상민은 고려대학교 시절인 2016년 U리그 왕중왕전 우승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듬해 수원을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수원FC에서 임대로 보낸 기간을 제외한 3년간 K리그1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해에야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서 6경기 중용받았으나 사령탑 변화로 다시 밀려났다.
수원과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던 이상민은 올 겨울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10일 제주 전지훈련에서 만난 이상민은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었다. 수원도 내 생각을 잘 받아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안산이 불러줘 감사한 마음이다. 여기서 잘 적응해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프로에서 보낸 시간은 다소 어수선했다. 스타플레이어가 많은 수원에서는 대학시절 호평받던 포지션에 설 수 없었다. 이상민은 "대학에서 했었던 플레이와 많이 달랐다. 위치도 조금 위에 있었는데 프로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때는 '난 이런 플레이를 잘하는데'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걸 빨리 잊고 팀에 맞췄어야 했다. 그 자리에 있던 좋은 선배들을 배웠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반성했다.
안산은 기회의 땅이다. 김길식 감독의 평가가 아주 좋다. 김 감독은 "(이)상민이는 우리팀 색깔에 잘 맞는 선수"라며 "활동량 좋고 기술도 있다. 미드필더가 경기의 맥을 짚어줘야 하는데 잘해준다. 성실함도 갖춰 기대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이상민도 "지금은 그 시절 했던 플레이를 어느정도 할 수 있다. 감독님이 주문하시는 걸 흘리지 않고 하나하나 다 기억해서 경기장에서 보여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간나는대로 전술적으로 잘 갖춰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FC바르셀로나 경기 영상을 찾아본다. 수원 시절 선배인 김민우, 고승범의 플레이도 고루 참고한다.
바삐 움직이는 배경은 간절함이다. 이상민은 "지난 2년간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다른 팀도 알아봤었는데 출전이 없다보니 기회도 없었다. 축구를 접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자칫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며 "늘 간절했다. 매해 간절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올해는 더 간절하다. 꼭 보여줘야 한다. 그 전에 좌절들이 있어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게 목표다. 개인 커리어에 있어서도 '살아있구나'라는 느낌을 받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의 호평을 받은 만큼 주전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고 말하자 "벌써 주축이라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 정해진 것은 없다.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고 있다. 누구나 경기에 나가고 싶어한다.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라고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다행히 안산에는 수원 출신 선수들이 많아 빠르게 안착했다. 이상민도 "'안산으로 많이 가는구나'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오니 형들이 '너도 매탄고냐'라고 묻더라. 그래서 보인고 나왔다고 웃어넘겼다. 아무래도 아는 선수들이 많아 적응하는데 문제 없다"며 "한경기 한경기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하겠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인정을 받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안산 그리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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