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년 만의 대기록에 도전했던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핵심 호세 알투베(31)와 알렉스 브레그먼(27)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 컸다.
오타니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선발 투수 및 2번 타자로 출전했다. 타석에서 1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볼넷으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한 반면, 마운드에선 3⅓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6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오타니가 이날 승수를 쌓았다면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3년 만의 10승-10홈런 선수로 역사에 남을 수 있었다. 그 해 루스는 타자로서 타율 0.300(317타수 95안타) 11홈런 61타점, 투수로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2.22로 투타 모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오타니의 도전은 알투베와 브레그먼 단 두 명에게 막혔다. 오타니를 상대로 알투베는 4타수 3안타 1타점, 브레그먼은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천적 역할을 했다. 타점 생산 시기도 치명적이어서 알투베는 동점 기회에서 적시타, 브레그먼은 역전 기회 두 번에서 모두 적시타를 때려냈다.
오타니의 타자 성적은 타율 0.259, 44홈런 94타점 2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75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투수 성적은 2패(9승)째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역시 2.97에서 3.36으로 크게 올랐다.
초반 흐름은 오타니에게 유리했다. 1회초 오타니는 풀카운트 상황에서 프람버 발데스(28)의 낮게 떨어지는 시속 93.8마일(약 151㎞) 싱커를 받아쳐 미닛메이드 파크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겨 버렸다.
시즌 44호 홈런을 기록한 오타니는 42개로 바짝 따라온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 블루제이스), 살바도르 페레즈(31·캔자스시티 로열스)로 이뤄진 2위 그룹과 격차를 다시 2개로 늘렸다.
2회초에는 재러드 월시가 우월 솔로포를 기록하며 힘을 보태며 에인절스가 2-0으로 앞서갔다. 여기까진 순조로웠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1회말 호세 알투베,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점수를 주지 않았다. 2회말에는 선두 타자 카일 터커에게 우익수 쪽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알레디미스 디아즈에게 땅볼 타구를 유도해 4-6-3 병살을 만들고 채스 맥코믹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세 타자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위기는 휴스턴의 타순이 두 바퀴 돈 3회말부터 시작됐다. 이번에도 알투베와 브레그먼이었다. 유격수 쪽 2루타로 출루한 알투베를 브레그먼이 오타니의 초구를 받아쳐 홈으로 불러들였다. 뒤이어 요단 알바레스가 우익수 쪽 2루타로 브레그먼을 들여보냈고, 알바레스는 카를로스 코레아가 중전 안타로 역전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에인절스가 4회초 2점을 지원해 4-3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오타니의 위기는 계속됐다. 4회말 오타니는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디아즈를 맞춰 이번에도 선두 타자가 출루했다. 맥코믹의 안타에 오타니의 폭투가 겹치면서 순식간에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마틴 말도나도를 1루수 내야 뜬 공으로 처리한 오타니는 알투베에게 다시 한 번 좌전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고 결국 강판당했다. 구원 등판한 앤드류 원츠가 브레그먼에게 좌익수 쪽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오타니의 자책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이후 에인절스는 5회 1점을 제외하고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휴스턴의 10-5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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