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울린 식전 행사... "무안타 침묵, 비난 힘들 정도로 훌륭했다"

발행:
김동윤 기자
드류 로빈슨 샌프란시스코 코치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사진=시카고 컵스 공식 SNS 캡처
드류 로빈슨 샌프란시스코 코치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사진=시카고 컵스 공식 SNS 캡처

시카고 컵스가 홈구장 리글리 필드에서 최고의 식전 행사로 찬사를 받았다.


컵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1-6으로 패했다. 시즌 91승(50패)째를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불펜 투수 8명을 동원해 9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았고, 타석에선 에반 롱고리아가 7회 투런포, 브랜든 벨트의 솔로포를 묶어 6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돌아온 인간 승리의 주역 드류 로빈슨(29)과 프랜차이즈 스타 크리스 브라이언트(26·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이들을 맞이한 컵스 구단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먼저 로빈슨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경기 시구를 맡았다. 유망한 외야 유망주였던 로빈슨은 지난해 4월 심한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다행히 오른쪽 눈을 실명하는 선에서 그쳐 목숨을 건졌다. 극적으로 생환한 후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재기를 노렸던 그는 얼마 전 배트를 내려놓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은퇴한 로빈슨에게 멘탈 코치를 제안했고, 이날은 그가 코치로서 나선 첫 공식 행사였다.


리글리필드에 모인 팬들을 향해 활짝 웃어 보인 로빈슨은 "사랑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말을 듣고 싶어한다. 만약 그런 사람이 없다면 (나 같은) 치료사들이 당신의 얘기를 들을 것이다. 이 세상의 많은 사람은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기꺼이 돕길 원한다.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이에 맞춰 컵스 구단은 전광판과 공식 SNS 등을 통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감정에 북받친 모습을 보였다./AFPBBNews=뉴스1

다음은 컵스 구단이 트레이드 후 약 6주 만에 돌아온 브라이언트를 울릴 차례였다. 2013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2번으로 지명된 브라이언트는 올해 7월까지만 해도 컵스가 사랑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15년 데뷔해 만장일치 신인왕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2016년에는 정규 시즌 MVP를 수상하고 컵스의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차츰 하향세를 겪었고, 리빌딩을 원한 컵스는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브라이언트를 통해 유망주를 얻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 7월 31일 브라이언트는 그렇게 컵스를 떠났다.


하지만 컵스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프랜차이즈 스타를 홀대하지 않았다. 브라이언트의 입장과 함께 2분 가량의 헌정 영상을 전광판에 틀었다. 이를 지켜본 브라이언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 컵스는 브라이언트의 컵스 시절 등 번호인 17번과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깃발을 선물했다.


준비한 것은 컵스만이 아니었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는 "브라이언트 부부는 리글리필드 구장 직원 전원을 위한 감사 메시지가 담긴 쿠키 수백 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트는 "우리 부부가 하고 싶었던 일이다. 팀원들이나 타격 코치 등에게 감사를 표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들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은 이 구장이 정말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구장 직원들 다수는 20년 이상 관중석에서 일하며 수많은 패배의 시즌을 겪었고, 마침내 한 시즌 우승(2016년)을 통해 얼마나 팬들이 행복해하는지 봤다. 오늘의 이 선물은 나와 내 가족들이 구장 직원들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존중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보내는 작은 선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브라이언트의 성적은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1득점이었다. 하지만 NBC 스포츠는 "브라이언트는 오랜 팀 동료 카일 핸드릭스에게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건 예상된 일이었을 것"이라고 감쌌다. 그러면서 "브라이언트는 시구가 시작되자마자 집중력을 잃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비난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 전 환영 인사는 훌륭했다"라고 컵스 측의 준비에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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