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2홈런 전설'도 못 깬 징크스, '가을 DNA' 휴스턴과 함께라면 다를까

발행:
김동윤 기자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이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우승 축하연에서 미소 짓고 있다./AFPBBNews=뉴스1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이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우승 축하연에서 미소 짓고 있다./AFPBBNews=뉴스1

'가을 DNA'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휴스턴 선수들이 더스티 베이커(72) 휴스턴 감독의 '가을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베이커 감독이 이끄는 휴스턴은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2021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에서 5-0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만든 휴스턴은 2019년 준우승 이후 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게 됐다.


올해로 감독으로서 24번째 시즌을 맞은 베이커 감독은 정규시즌 통산 1987승 1무 1734패를 거두고 올해의 감독상도 3차례(1993년, 1997년, 2000년) 수상한 명장이다. 그가 맡은 5개 팀(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워싱턴, 휴스턴)은 모두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베이커 감독은 휴스턴을 월드시리즈로 이끌면서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모두 우승을 한 역대 9번째 메이저리그 감독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1번째 가을 야구지만, 월드시리즈까지 올라간 것은 2002년 샌프란시스코와 올해 휴스턴 두 차례뿐이다.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38승 40패. 지난해 휴스턴을 맡기 전까진 챔피언십 시리즈로 올라간 것도 2002년 샌프란시스코, 2003년 시카고 컵스 두 차례뿐이었다.


멤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샌프란시스코를 이끄는 동안 팀의 중심 타자는 메이저리그 통산 762홈런의 전설 배리 본즈(57)였다. 본즈는 1993년 피츠버그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해 첫 해부터 MVP를 수상했다. 베이커 감독과 함께한 10년간 본즈는 MVP 3회, 골드글러브 5회, 실버슬러거 7회 등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진출은 2002년 한 번에 그쳤고, 랠리 몽키의 저주로 유명한 그 해 월드시리즈에서는 LA 에인절스에 시리즈 전적 3-4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배리 본즈(왼쪽)와 더스티 베이커 감독./AFPBBNews=뉴스1

이듬해에는 카를로스 잠브라노-마크 프라이어-케리 우드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과 통산 609홈런의 새미 소사가 있는 컵스를 이끌고 재차 도전했다. 그러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스티브 바트만이라는 관중이 엮인 사건을 겪고 결국 시리즈 전적 3-4로 패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후 신시내티와 워싱턴에서는 챔피언십 시리즈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이렇듯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약했던 탓에 베이커 감독에게는 항상 '가을 징크스'라는 단어가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녔다.


2017년 워싱턴 감독에서 물러난 이후 지난해 만 71세의 나이에 3년의 공백을 깨고 복귀한 것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였다. 베이커 감독은 복귀 인터뷰에서 "우승하기 위해 돌아왔다. 이번이 내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복귀 첫 해였던 지난해는 일단 실패했다.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올라가는 데는 성공했으나, 탬파베이 레이스와 접전 끝에 7차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징계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이뤄낸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휴스턴은 그 공로를 인정해 베이커 감독의 1년 옵션을 실행했다.


분위기를 추스른 휴스턴은 달랐다. 95승 67패로 다시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정상에 섰고, 압도적인 실력으로 2년 만에 다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가을 DNA를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은 베이커 감독의 이번 가을은 무언가 다를 것이라 기대받는 이유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만 3개의 홈런을 때려낸 호세 알투베(31)는 21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역대 4번째 포스트시즌 2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0.292, OPS(출루율+장타율)가 0.923에 달한다.


알투베가 가을 남자라면 알렉스 브레그먼(27)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믿을 만한 3루수 중 하나다. 올해 보스턴과 ALCS 4차전에서 포스트시즌 통산 12호 홈런을 때려낸 브레그먼은 메이저리그 역대 가장 많은 홈런 기록한 3루수가 됐다.


새로운 가을 남자의 탄생도 눈길을 끈다. 요르단 알바레즈(24)는 이번 ALCS에서만 6경기 타율 0.522(23타수 12안타), 1홈런 6타점, OPS 1.408을 기록해 MVP에 선정됐다. 역대 최연소 ALCS MVP가 된 알바레즈가 이번 시리즈에서 기록한 타율 0.522는 ALCS 역사상 최고 타율(최소 25타석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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