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LG '뱃살' 에이스에 상대팀 두산팬들은 박수를 보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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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기자
켈리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말 정수빈의 땅볼 타구에 맞은 뒤 쓰러지며 공을 잡고 있다.
켈리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말 정수빈의 땅볼 타구에 맞은 뒤 쓰러지며 공을 잡고 있다.
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모인 LG 팬들(왼쪽)과 두산 팬들. /사진=뉴스1

아찔한 순간이었다. 강한 타구가 투수의 복부를 강타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이내 자신의 상태를 살핀 LG 에이스는 툭툭 털며 다시 일어섰다. 그러자 LG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뒤이어 두산 팬들 역시 비록 상대 팀 선수이지만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전쟁터 같은 라이벌전에서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던 훈훈한 장면이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가 이제 3차전으로 향한다. 두 팀은 1승씩 나눠가졌다. 7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3차전에서 누군가는 웃고, 울어야 한다.


1차전에서 완패했던 LG의 반전을 이끈 건 KBO리그 3년차 '에이스' 케이시 켈리(32)였다. 켈리는 5⅔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며 에이스의 힘을 보여줬다. 앞서 켈리가 선발로 출격한 포스트시즌 경기서 LG는 3승을 거뒀고, 이번에도 승리하면서 켈리 선발 등판 시, 가을야구 팀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가슴 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의 타구에 복부 쪽을 맞은 것이다. 순간적으로 쓰러진 켈리는 곧장 타구를 주워든 뒤 1루 쪽으로 뿌리는 책임감을 보여줬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트레이너가 나와 잠시 상태를 살핀 뒤 켈리는 다시 마운드로 향했다. LG 홈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1루 쪽에 운집한 두산 팬들을 이끈 한재권 응원단장이 "상대 선수이긴 하지만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박수를 보냅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두산 팬들 역시 상대 팀 에이스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쳤다.


경기 후 켈리는 부상 상황에 대해 "다행히 감사하게도 뼈를 맞은 게 아니었다. 시즌 초반과 비교했을 때 뱃살이 더욱 붙다 보니 쿠션 역할을 해줬다"고 유쾌한 농담을 했다. 이어 "(타구에 맞은 뒤) 숨을 가다듬고 다시 집중했다. 다행히 이후 아무 문제 없이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이날 켈리는 6회 마운드를 내려오는 순간, LG 팬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인사했다. 그는 "많은 팬 분들이 와주셨다. 정말 그립고 보고 싶었다. 많은 분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최대한 즐기려고 하면서 승리를 위해 노력했다"며 인사했다.


켈리는 아직 준플레이오프 너머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 과연 켈리가 올 시즌에는 준플레이오프 이상의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그 모든 게 7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 단 한 경기에 달려 있다.

6회 교체 후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LG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LG 켈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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