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쇼트트랙 에이스 황대헌(23·강원도청)이 역대급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중국 쇼트트랙 전설이자 막말 해설로 악명 높은 왕멍(38)조차도 판정 결과가 나오기까진 황대헌의 탈락을 예상조차 못 했다.
황대헌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1위로 통과하고도 실격돼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홈 텃세를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압도적인 레이스로 준결승에 안착한 황대헌은 중국의 리원룽, 런즈웨이, 터키의 푸르칸 아카르와 준결승 1조에 포함돼 경기를 치렀다. 함께 준결승에 오른 박장혁(24·스포츠토토)은 심한 부상 탓에 기권했다.
시작부터 중국의 노골적인 결과가 이어졌다. 런즈웨이, 리원룽이 나란히 1, 2위로 스타트했고, 2위 리원룽은 계속해서 황대헌을 견제했다. 하지만 결승선을 4바퀴를 남겨둔 시점에서 황대헌이 절묘하게 인코스를 파고들면서 선두로 나섰고 결국 1위로 통과했다.
인코스를 파고들 때도 중국 선수들과 거의 접촉을 하지 않은 완벽한 주행이었다. 황대헌의 주행이 흠잡을 데 없었다는 것은 중국 중계진 반응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쇼트트랙 1000m 해설을 맡은 왕멍은 경기를 보면서 황대헌의 반칙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과를 보고는 '세상에! 정말 뜻밖이네요'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왕멍은 현역 시절 올림픽 금메달 4개를 수확한 중국 여자 쇼트트랙의 전설이다. 현역 시절에는 수많은 인성 논란과 한국 선수들과 치열한 신경전으로 명성을 떨쳤고, 은퇴 후에는 한국 선수들이 넘어질 때 박수를 치고 무조건 중국 선수만 추켜세우는 편파 해설로 악명이 높았다. 그렇지만 실력만큼은 확실하다고 평가받는 선수이기도 했다.
그런 왕멍조차 황대헌의 플레이에서 별 다른 결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저 황대헌을 계속해서 견제한 리원룽을 두고 "리원룽이 런즈웨이를 결승에 진출할 수 있도록 얼마나 준비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원룽이 런즈웨이를 받쳐주고 도와주는 플레이는 기억될 만하다"고 칭찬할 뿐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황대헌은 뒤늦게 레인을 변경했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시나스포츠 역시 "왕멍이 '세상에! 정말 뜻밖이네요'라고 말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멋쩍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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