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23·강원도청)이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박장혁(24·스포츠토토)의 핏빛 투혼도 잊을 수 없다.
박장혁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2분10초19의 기록으로 7위를 기록했다.
그의 투혼은 선수단을 일깨우기 충분했다. 사실 결승전 출전도 쉽지 않았다. 불과 이틀 전 당한 사고 때문이다.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나섰던 박장혁은 우다징(중국)과 충돌해 왼손이 스케이트에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다시 일어나 달릴 수도 없었다. 링크에 누워 고통을 호소했고, 의료진의 응급조치와 함께 들것에 실려나갔다. 어드밴스 적용으로 준결승에 올랐지만 부상으로 기권했다. 무려 11바늘이나 꿰맸다.
그리고 이틀 후 박장혁은 다시 달렸다. 다친 손을 붕대로 감은 채 스케이팅에 나섰다. 먼저 준준결승에서 2분12초116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 준결승행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도 침착한 레이스를 펼쳤고, 2위로 골라인을 통과해 결승에 올랐다.
무려 10명이 오른 결승전에서는 7위에 그쳤지만 그의 투혼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베이징 대회는 박장혁의 첫 올림픽 무대다. 다만 아직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실력 발휘할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했다.
지난 5일에는 첫 메달을 노렸던 혼성 계주에 출전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예선에서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놓고 박장혁이 미끄러지면서 한국은 조 3위에 그쳤다. 남자 1000m에서는 부상을 당했다. 1500m에서는 핏빛 투혼을 보여줬다.
황대헌이 금메달을 확정하자 박장혁은 이준서와 함께 발로 달려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세 선수는 얼싸안고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금메달만큼 훈훈한 장면이었다.
이제 박장혁은 남자 5000m 계주를 남겨두고 있다. 그의 마지막 경기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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