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 도입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따라 각 팀들이 지명타자 영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 흐름으로 인해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담당 기자인 데니스 린은 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메이저리그(MLB)의 직장폐쇄(락아웃) 이전 FA 넬슨 크루즈(42)에게 관심을 표했다"며 이로 인한 영향에 대해 말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사무국, 구단주는 12월 초부터 3개월 가까운 기간 협상을 펼치고 있으나 소득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그러나 몇몇 의제는 합의를 완료했는데, 그 중에서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 도입이 그 중 하나다. 그러면서 샌디에이고 역시 이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양 리그 모두 지명타자제를 사용했던 2020시즌 샌디에이고는 전업 지명타자 없이 선수 휴식용으로 기용했다. 이를 통해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얻었다. 매체는 이를 언급하며 "주전 지명타자가 없다면 김하성이나 포수들(빅터 카라티니, 오스틴 놀라)에게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하성은 확실한 주전 포지션을 잡지 못한 상황이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가 버티고 있고, 2루수와 3루수에도 각각 제이크 크로넨워스(28)와 매니 마차도(30)가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지명타자 도입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크루즈와 실제로 계약까지 이어진다면 이런 기회는 사라지게 된다. 크루즈는 지난해까지 빅리그 통산 449홈런을 터트린 강타자다. 그러나 2016년 우익수로 48경기에 출전한 것을 끝으로 크루즈는 지난해까지 단 10경기에서만 글러브를 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아예 수비에 나서지 않았고, 지난 시즌에도 1루수로 1경기 7이닝 소화에 그쳤다. 비상상황이 아니라면 지명타자로만 계속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실제로 린 역시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크루즈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공격 생산력과 라인업의 유연함 사이에서 저울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루즈 영입을 결정하는 순간 라인업을 유동적으로 짜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크루즈가 가세하는 자체는 샌디에이고에 큰 도움이 된다. 린은 "지난해 가장 많이 출전한 세 백업선수인 김하성과 카라티니, 주릭슨 프로파의 OPS 합계는 0.658이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 이적 후 부진에 빠졌던 크루즈의 OPS가 0.725(시즌 전체 0.832)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공격력에 있어서는 다른 팀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우승 후보로 언급됐다. 그러나 후반기 부진 속에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부진을 타개하려는 샌디에이고가 지명타자 자리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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