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발탁' 막내도, 반가운 얼굴들도 합격점을 받았다. 태극낭자들의 주전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콜린 벨(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트남 여자 축구대표팀과 친선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최유리(28)와 강채림(24·이상 인천 현대제철), 이금민(28·브라이튼&호브 알비온 위민)이 연속골을 터뜨렸다.
사실 여자 축구대표팀의 전력이 100%는 아니었다. 에이스 지소연(31·첼시 위민)이 잉글랜드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여기에 주전 조소현(34·토트넘)과 장슬기(28·현대제철)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 강지우(22·세종스포츠토토)와 문미라(30), 전하늘(30·이상 수원FC), 조미진(21·세종스포츠토토), 이정민(22·보은상무) 등이 코로나19 확진, 또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문제는 베트남전이 친선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는 점. 지난 2월 역대 최고 성적인 여자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여자 축구대표팀은 2개월 만에 다시 모였다. 오는 7월 중국에서 열리는 EAFF E-1 챔피언십, 내년 호주·뉴질랜드 월드컵도 준비하고 있기에 현 전력을 파악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했다.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은 치명타였다.
하지만 대체 선수들이 안정된 기량을 뽐내며 벨 감독을 기쁘게 했다. 벨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 오랜만에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들도 있다. 만족스럽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특히 최근(코로나19 상황)에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도 경쟁해서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20세 막내이자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공격수 장유빈(서울시청)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벨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잘 살렸으면 한다. 장유빈은 이번 주 훈련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경기도 만족스럽다"고 칭찬했다. 유망주 추효주(22·수원FC)에 대해서도 "중요한 선수"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처럼 대표팀에 합류한 복귀자들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이겨내고 1년 만에 태극낭자 유니폼을 입은 강채림은 복귀골을 터뜨렸다. 후반 9분 침착하면서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베테랑 수비수 정영아(32·경주한수원)도 교체투입돼 수비진을 이끌었다.
장슬기의 대체선수였던 정설빈(32·현대제철)도 약 2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벨 감독은 "부상이 있었는데, 빨리 복귀해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심지어 베트남전에서 골키퍼가 둘이나 뛸 정도로 주전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날 전반은 해외파 윤영글(35·오르후스 GF 위민), 후반은 베테랑 김정미(38·현대제철)가 골문을 맡았다.
벨 감독은 "좋은 골키퍼를 두 명 보유했다"며 "윤영글은 선발로 나선 자격을 얻었다. 김정미도 베테랑으로 대표팀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모두 합격점을 받았기에, 자연스레 여자 축구대표팀의 선택지도 더욱 많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예기치 못한 낙마에 대한 대비, 또 여자 축구대표팀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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