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거인 군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중하위권으로 처지는 게 아닌, 공동 3위에 자리하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대호의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도 결코 꿈이 아닐 전망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19경기를 치른 현재, 11승 8패를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1위 SSG 랜더스와 4.5경기 차. 단독 2위 LG와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롯데는 조원우 전 감독이 팀을 이끌던 2017년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하지만 이후 4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7위(2018년)-10위(2019년)-7위(2020년)-8위(2021년)의 성적을 차례대로 거뒀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서 한화 이글스와 함께 롯데를 리그 2약 후보로 꼽는 이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겨울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가운데 팀 내 간판 타자였던 손아섭이 NC 다이노스로 떠났기 때문이었다.
그랬던 롯데가 올 시즌에는 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에는 4승 2패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 주말 대구 원정 경기서 삼성과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무엇보다 강력한 공격력이 강점이었다. 지난주 팀 타율 0.292로 주간 팀 타율 1위를 차지했다. 또 홈런(8개) 및 OPS(0.831) 역시 지난주 1등이었다.
태풍의 중심에는 한동희가 있다. 한동희는 올 시즌 19경기서 타율 0.417(72타수 30안타) 6홈런 16타점 13득점 5볼넷 2루타 7개, 출루율 0.456, 장타율 0.764를 기록 중이다. 타율 1위, 홈런 1위, 최다안타 1위, 장타율 1위, OPS 1위를 각각 찍고 있다. 흡사 팀 내 선배인 이대호의 전성기 성적을 보는 듯하다.
여기에 롯데는 지난주 전준우가 주간 타율 0.450(20타수 9안타) 4타점 6득점, 이대호가 주간 타율 0.409(22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 4득점으로 각각 맹활약했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올 시즌 롯데는 이대호가 홈런을 치면 무조건 승리했다. 이들의 활약 덕에 롯데는 10개 구단 중 팀 타율(0.272) 1위를 달리고 있다.(2위는 SSG 0.253) 더불어 안치홍(타율 0.292)과 이학주(0.255), 정훈(0.246), 피터스(0.192)까지 살아난다면 더욱 무서워질 전망이다.
선발진도 탄탄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 반즈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54로 리그 평정급 성적을 내고 있다. 박세웅 역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2로 토종 에이스 모드를 장착했다. 이인복(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6)도 제몫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스파크맨(1승 1패 평균자책점 4.05)과 김진욱(1승 무패 평균자책점 5.93)이 좀더 올라온다면 남부럽지 않은 5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된다. 특히 클로저로 변신한 최준용은 10경기서 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마크하며 롯데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내고 있다. 11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14개의 삼진을 뽑아냈으며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하다.
어쩌면 이번 주가 상위권 유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롯데는 26일부터 안방에서 1위 SSG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이어 주말에는 역시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LG 트윈스를 잠실구장에서 만난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시절인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대호. 그러나 아직 국내 무대서 우승은 물론, 한국시리즈 경험조차 없다. 지난해 1월이었다. 이대호는 롯데와 2년 총액 26억원의 조건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8억원에 연봉 8억원. 그리고 특이한 건 매년 1억원의 우승 옵션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승 도전의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이대호는 우승하고 받는 옵션 1억원을 지역 불우이웃을 위해 100% 기부하겠다고 이미 약속했다. 롯데 자이언츠.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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