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KT와 주말 3연전 전까지 송성문(26·키움)의 득점권 타율은 0.095, 즉 9푼에 불과했다. 하지만 9푼 타자는 원샷 원킬의 저격수로 돌변했다.
송성문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155에서 0.168로 소폭 상승했다. 키움은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송성문의 만점 활약 덕에 9-3으로 승리하고 단독 3위를 굳힐 수 있었다.
그동안 송성문은 홍원기 키움 감독의 믿음 아래 5~6번 타순에 꾸준히 나섰다. 그러나 4월 한 달간 타율 0.155, 2홈런 10타점으로 고전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5~6번 타순의 특성상 많은 득점권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권 타율 0.095(21타수 2안타)로 번번이 타선의 맥을 끊은 것이 아쉬웠다.
이날은 달랐다. 첫 타석이었던 1회말 1사 2, 3루에서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7구째 커터(시속 136km)를 받아쳐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다음 두 타석에서는 그 앞에 주자가 없었다. 마지막 타석이던 7회말 역시 1사 1루로 득점권은 아니었다. 하지만 타격감은 쉬이 식지 않았고 결국 하준호의 4구째 슬라이더(시속 137km)를 받아쳐 우월 투런포를 뽑아냈다.
경기 후 송성문은 "팀이 이겨서 좋고 오랜만에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더 좋다. 야구가 참 어렵다"고 그동안의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훈훈한 뒷이야기도 풀었다.
사실 힌트는 홍원기 감독이 먼저 줬다. 경기에 앞서 홍 감독은 "어제(4월 30일) 평소처럼 일찍 출근했는데 이용규가 송성문을 데리고 연습을 하고 있더라. 본인도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누구보다 힘들었을 텐데 그렇게 후배와 함께 훈련을 나온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감탄했다.
이용규는 키움 이전에도 늘 정규 훈련 시간보다 일찍 나와 훈련하는 연습벌레로 유명했다. 지난해 키움에 와서도 박병호(36·KT)와 함께 일찍 훈련에 참여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매번 선수들보다 일찍 구장에 도착하는 홍 감독은 당연히 알고 있었으나,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는 달랐다는 후문이다. 홍 감독은 "이용규가 원래도 일찍 나오는 스타일인데 더 일찍 나왔더라. 이런 부분이 어린 선수들한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예가 송성문이었다. 송성문은 "이용규 선배님이 KT와 시리즈 첫 날(4월 29일) 경기를 마치고 함께 훈련하자고 제안하셔서 이틀 동안 일찍 나왔다"면서 "남들보다 일찍 운동을 하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부족한 부분도 더 잘 알게 됐다. 효과가 확실한 것 같아 타격감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이 훈련을 계속해보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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