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4년 차 에릭 요키시(33·키움)가 더 많은 팬들을 볼 수 있길 바랐다.
요키시는 지난 8일 고척 KT전에서 KBO리그 통산 100번째 등판을 했다. 1998년 외국인 제도가 도입된 후 17번째 기록이다.
9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만난 요키시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4년이나 뛸 줄 몰랐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오래 뛰려면 매년 좋은 퍼포먼스를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KBO 100경기 등판 기록은 내게 정말 자랑스럽고 의미가 크다"고 미소 지었다.
6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경기 내용도 좋았다. 하지만 9회초 나온 동점 대타 만루홈런에 시즌 7승 및 통산 48승은 날아갔다. 이에 "야구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승리를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홈런을 맞고 분위기를 완전히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동점으로 경기를 끝냈고 이 점이 내겐 긍정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날 달성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개인 통산 65번째이자 홈구장 고척돔에서의 39번째 기록이었다. 2016년 KBO리그 경기가 시작된 고척돔에서 퀄리티스타트 39회는 최다 기록으로 경기 전까진 제이크 브리검(34·전 키움)과 38회와 공동 1위였다.
사실 자신의 홈구장 퀄리티 스타트 기록을 따로 챙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만에 있는 브리검이 챙겨 요키시도 알게 됐다. 브리검은 2017년 션 오설리반의 대체 선수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2021년까지 에이스로서 활약했다. 요키시는 그런 브리검의 뒤를 이어 브랜든 나이트(47)부터 시작된 히어로즈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브리검은 요키시의 성공적인 KBO 연착륙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리더십이 강한 브리검이 조용한 성격의 요키시가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요키시는 자신이 도움을 받은 것처럼 후임 외국인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팀 적응을 돕고 있다.
요키시는 "브리검과 지금도 연락한다. 고척돔 최다 퀄리티 스타트 기록도 경기 전 브리검으로부터 얘기를 들어 이미 알고 있었다. '한 번만 더 하면 날 넘어선다'고 하더라"라고 웃으면서 "브리검은 정말 좋은 친구고 또 좋은 성적을 남긴 선수이기 때문에 그를 뛰어넘었다는 것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9년 총액 50만 달러(약 6억 원)로 저평가를 받던 요키시는 어느덧 총액 130만 달러(약 16억 원)의 KBO리그 최고참 외인으로 우뚝 섰다. 매년 키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에이스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많은 팬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 마음에서 오랜만에 팬들의 열띤 응원을 접하니 더욱 간절해졌다.
요키시는 "올해 팀 성적이 정말 좋다. 사실 내가 한국에 온 후 (방역 지침 탓에) 무관중 경기였던 적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관중이 찾아주셔서 정말 기쁘다"면서 "나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팬분들이 경기장에 더 많이 오셔서 앞으로 키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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