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121kg 거구'가 3루를 훔쳤다, 감독마저 '화들짝' 놀라

발행:
양정웅 기자
디트로이트 미겔 카브레라가 13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전에서 7회 말 3루 도루에 이은 송구 실책으로 득점한 후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디트로이트 미겔 카브레라가 13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전에서 7회 말 3루 도루에 이은 송구 실책으로 득점한 후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의 살아있는 전설 미겔 카브레라(39·디트로이트)가 뜻밖의 날렵한 주루 플레이로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카브레라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 2022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의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에 성공한 그는 득점에는 실패했고, 3회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팀이 2-3으로 뒤지던 5회 초 1사 3루에서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모두를 놀라게 한 장면은 7회 초에 나왔다. 1사 3루 상황에서 등장한 카브레라는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팀에 4-3 리드를 안겨줬다. 이어 2사 후에는 폭투를 틈타 2루까지 진루했다.


6번 윌리 카스트로 타석, 볼카운트 2-2에서 바깥쪽 변화구가 들어왔다. 이때 카브레라가 갑자기 3루로 돌진했다. 당황한 듯 포수는 한 번에 송구하지 못했고, 이마저도 좌익수 쪽으로 악송구를 저질렀다. 카브레라는 유유히 홈을 파고들며 득점에 성공했다.


디트로이트 미겔 카브레라(맨 오른쪽)가 13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전에서 7회 말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중계화면 갈무리

예상치 못한 3루 도루에 모두들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날 경기의 중계를 맡은 밸리 스포츠의 해설진은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고, 선수들도 카브레라의 별명인 '미기'를 외치며 즐거워했다.


이런 반응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20년 차를 맞이하는 카브레라는 13일 기준 통산 505개의 홈런을 터트린 거포다. 2012년에는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할 정도로 타격에서는 천재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주루 플레이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공식 프로필상 193cm, 121kg의 거구를 자랑하는 그이기에 도루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보기는 어려웠다. 카브레라는 경기 전까지 통산 3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23세 시즌이었던 2006년에는 시즌 9개의 도루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단 1도루에 그쳤다.


깜짝 도루에 사령탑도 놀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제이슨 벡에 따르면 경기 후 A.J. 힌치 감독은 카브레라의 3루 도루 때 어땠느냐는 질문에 "속으로 '이런 젠장'이라고 말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기 후 카브레라는 메이저리그 역대 1위인 통산 1406도루를 기록한 '전설' 리키 헨더슨의 말을 언급했다. 그는 "헨더슨은 예전에 '뛰려고 하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난 항상 그 말을 담아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도'의 말을 '거포'가 받아들인 것이다.


카브레라의 도루 후 득점으로 2점 차 리드를 만든 디트로이트는 이후 7회에만 2점을 더 추가 7-3을 만들었다. 8회 말 캔자스시티가 2점을 따라잡았지만 카브레라의 활약으로 달아났던 디트로이트는 결국 7-5 승리를 거뒀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이민호 '변치 않는 비주얼'
안효섭 '압도적인 매력'
아크 '완벽한 컴백 무대'
이프아이, R U OK?

인기 급상승

핫이슈

연예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던데..★ 부동산 재테크

이슈 보러가기
스포츠

KBO 전반기 결산... 시청률 톱11 중 10경기가 '한화'

이슈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