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 팀 선수의 약점 보완을 도와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순위 경쟁을 하는 팀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올스타전이라면 가능한 일이다.
미국 ESPN의 말리 리베라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영상 하나를 공유했다. 이 영상에는 론 워싱턴(70) 애틀랜타 3루 코치와 뉴욕 메츠의 1루수 피트 알론소(28)가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서 만났다. 워싱턴은 내셔널리그의 코치로, 알론소는 백업 1루수로 대기하고 있었다.
경기 전 워싱턴 코치는 알론소를 붙잡고 수비 지도를 했다.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곧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워싱턴 코치는 근거리에서 펑고를 쳐주며 알론소에게 1루 수비에 대해 알려줬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를 지도하는 건 흔하디 흔한 장면이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워싱턴의 소속팀 애틀랜타와 알론소의 소속팀 메츠는 같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팀이다. 그것도 1위 메츠를 애틀랜타가 2.5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자칫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일이었지만 팀을 떠나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이런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 영상을 공유한 리베라 역시 "올스타전의 매력"이라며 감탄했다.
지난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한 알론소는 첫 시즌부터 역대 메이저리그 신인 최다 홈런 기록(53홈런)을 세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올 시즌에도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4홈런을 터트리며 거포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수비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유망주 시절부터 그는 선수 평가 척도인 20-80 스케일에서 수비는 평균 이하인 40점으로 평가받았다. 올 시즌에도 팬그래프의 수비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0.8로, 팀에 해가 되는 수준이었다.
수비 강화에 있어 워싱턴 코치는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 지난 1996년부터 오클랜드의 코치를 맡은 그는 2002년 아메리칸리그 MVP 미겔 테하다 등 여러 선수들의 수비를 향상시켰다. 그러면서 오클랜드의 '머니볼 신화'에 기여했다. 2017년부터 애틀랜타의 3루 코치를 맡으면서 지난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물론 하루뿐인 지도를 통해 수비가 곧바로 나아지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라이벌 팀 선수들 도와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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