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값에 걸맞지 않은 활약 속에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LA 다저스의 마무리투수 크레이그 킴브럴(34)이 환골탈태했다. 공교롭게도 등장곡을 바꾸고 나서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 매체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13일(한국시간) "킴브럴이 자신의 등장음악을 '렛 잇 고(Let It Go)'로 바꾼 이후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9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컵스와 4년 5800만 달러(약 796억 원) 계약을 맺었던 킴브럴은 두 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올 시즌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5월 중순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이후 실점이 이어지면서 4점대로 상승했다. 특히 8월 첫 6경기 중 4경기에서 점수를 내주는 불안한 모습이 연출됐다. 올 시즌 성적은 4승 5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81, 통산 394세이브 투수의 성적치고는 많이 아쉬웠다.
그러던 킴브럴이 8월 18일 밀워키전 이후 실점을 기록하지 않으며 완전히 달라졌다. 다음 등판인 22일 마이애미전부터는 7경기 동안 아예 안타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세이브는 하나만을 추가했지만 투구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매체는 킴브럴의 달라진 점으로 등장곡을 꼽았다. 이전까지 그가 등판할 때마다 메탈 밴드 건즈 앤 로지스의 '스윗 차일드 오 마인(Sweet Child O' Mine)'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경기부터 영화 '겨울왕국'의 주제곡인 '렛 잇 고'로 노래를 교체했다. 하드록에서 발라드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는 킴브럴의 아내 애슐리와 딸 리디아가 고른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다저스가 '미국 여성의 날'을 기념해 선수들이 아내와 딸이 노래를 선택하게 했다. 여기서 두 사람이 '렛 잇 고'를 골랐다.
킴브럴은 매체를 통해 "리디아는 그 노래의 모든 단어를 다 알고 있다"며 "비시즌 운전하면서 그 사운드트랙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노래를 바꾼 후 그는 호투를 이어갔고, 이에 맞춰 등장곡을 유지하고 있다.
노래 선곡에 대해 킴브럴은 "효과가 있다면 이를 계속 사용하고 싶다"며 당분간 바꿀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신 때문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팬들도, 팀 동료들도 좋아했다. 그래서 계속 쓰겠다"고 설명했다.
사실 킴브럴이 진짜 달라진 점은 따로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진짜 달라진 건 등장곡이 아니라 제구력이다"고 전했다. 그는 "패스트볼은 평균 이상이고, 변화구로도 더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있다"며 킴브럴의 변화된 부분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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