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이자 스페인 국가대표팀 공격수 라울 데 토마스(28)가 에스파뇰을 떠나 라요 바예카노로 이적했다. 이미 이적시장이 끝난 시점이라 내년 1월에나 출전이 가능한데, 카타르 월드컵 출전도 사실상 포기하면서까지 이적을 결단했다.
라요 바예카노 구단은 14일(한국시간) 에스파뇰 공격수 라울 데 토마스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문도 데포르티보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적료는 최대 1100만 유로(약 154억원)다. 에스파뇰 시절 바이아웃이 무려 7500만 유로(약 1046억원)에 달했고, 지난여름 이적시장 내내 나름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적료, 행선지, 그리고 이적 시기마저 그야말로 미스터리한 이적이다.
실제 라울 데 토마스는 지난여름 이적시장 내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등 다양한 빅클럽들의 이적설이 돌았다. 유스팀 출신인 데다 카림 벤제마의 백업 공격수가 필요했던 레알 마드리드 복귀설까지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적 협상이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선수 본인이 스페인 외 이적을 선호하지 않았던 데다 이적료 협상에서도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적시장 막판 친정팀인 라요 바예카노가 영입을 추진했는데, 이적 관련 서류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적이 무산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결국 에스파뇰 잔류가 불가피했던 상황. 그러나 이적시장 내내 이어졌던 선수와 구단 간 불화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훈련 태도 등을 지적하는 현지 기사에 선수가 직접 반박하거나, 구단의 불합리한 대우를 선수가 폭로하는 등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릴 때까지 라울 데 토마스와 에스파뇰의 동행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적시장 막판 그의 영입에 실패했던 라요 바예카노가 뒤늦게 에스파뇰과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기본 이적료 800만 유로(약 112억원)에 300만 유로(약 42억원)의 옵션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에스파뇰은 당초 기대했던 거액의 이적료 수익을 거두진 못했지만, 이미 눈밖에 난 그의 방출을 통해 팀 연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좋은 추억이 있는 라요 바예카노와 라울 데 토마스도 재회했다.
문제는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 시점이라 리그 선수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라요 바예카노로 이적하고도, 정작 선수 등록이 가능한 내년 1월에나 실전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자연스레 11월 열리는 월드컵 출전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 이러한 사실을 모두 인지한 상황에서도 에스파뇰을 떠나 라요 바예카노 이적을 결단한 셈이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선수 등록이 가능한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 전까지는 라울 데 토마스는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면서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도 경기에 뛰지 못해 감각이 떨어진 그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월드컵 출전 희망을 놓칠 위험을 안고도 이적이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라울 데 토마스는 2017~2018시즌 라요 바예카노에서 24골을 터뜨리며 팀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끈 뒤, 승격 이후에도 14골을 터뜨렸다. 에스파뇰로 이적한 뒤에도 2020~2021시즌 2부리그에서 23골을 터뜨리며 승격 일등공신이 됐고, 지난 시즌 17골을 터뜨리며 프리메라리가 득점 3위에 올랐다. 이같은 활약으로 지난해부터 스페인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해 지난 6월 UEFA(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에도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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