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저지가 좋아요? 삼진 잡는게 좋아요?" 키움 오타니에게 물어봤습니다 [일문일답]

발행:
김동윤 기자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원주고 김건희./사진=키움 히어로즈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원주고 김건희./사진=키움 히어로즈

지난 15일 열린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 중 하나를 꼽으라면 키움 히어로즈가 1라운드 6번으로 지명한 '키움 오타니' 김건희(18·원주고)일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처럼 투·타 겸업에 도전할 수 있는 재능에 사회생활 만점의 재치 있는 입담까지 갖췄다.


김건희는 온양중 시절부터 포수와 투수 두 포지션에서 재능을 보였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그급 2루 팝 타임(Pop time, 포수가 투수로부터 공을 받은 뒤 곧장 2루로 던졌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의 평균 팝 타임이 2초 근방인데 김건희는 평균 1.81초, 최고 1.76초까지 나왔다. 또한 투수를 중학교 졸업 이후 고등학교 3학년 때 다시 시작했음에도 9경기 평균자책점 1.29로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 올해 배운 서클체인지업을 곧장 전국 대회에서 써먹을 정도로 빠른 습득력을 보이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김건희는 투·타 겸업 도전에 대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구단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둘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엄청 크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김건희와 일문일답이다.


-지명 당시 소감은 많이 놀라는 모습이었다.

▶1라운드 지명은 예상하지 못했다. 생각하지 못한 팀이었고 순번이었다. 정말 얼떨떨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지명받았을 때 기억에 남는 축하 인사가 있었을 것 같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온양중에서 야구를 같이 했던 (김)종우가 생각이 난다. 종우(북일고 3학년)도 이번 신인드래프트 지명대상자였는데 지명이 되지 못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먼저 전화를 줘서 축하해줬다. 그래서 내가 다 울컥했다. 종우 몫을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임감이 좀 더 생겼다.


-지명 당시 투·타 겸업 도전 이야기가 나왔다.

▶ 투·타 겸업은 준비와 연습이 잘 돼 있다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꿈이라고 생각한다. 엄청 자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투수와 포수 두 가지 면에서 좋은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구단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둘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엄청 크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원주고 김건희(가운데)./사진=김건희 본인 제공

-포수로서 자신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 어깨는 자신이 있고 체격(키 185㎝, 87㎏)에 비해 순발력이 좋다. 개선해야 될 점은 블로킹과 미트질이 아직 서툴다고 생각한다. 스텝 부분에서도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포수의 매력은 무엇인지.

▶ 포수에게는 다른 야수들은 볼 수 없는 풍경이 있다. 그렇다 보니 내가 야수들에게 수비 위치를 조정해줄 수 있다. 또 팀이 다운돼 있을 때 분위기를 끌어올려 줄 수 있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도루 저지에도 쾌감을 느끼고, 투수가 내 사인에 믿음을 가지고 던졌을 때 기분이 정말 좋다. 타격에서는 그동안 중심축과 시야가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수비 코치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후반기 때는 정타도 많이 나오고 타구 방향도 좋았다.


-투수로서 자신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 직구(최고 시속 151㎞), 슬라이더(최고 시속 140㎞), 커브, 서클체인지업을 던질 줄 안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서클체인지업이다. 또 몸쪽 승부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투수의 매력은 무엇인지.

▶ 실투를 던지거나 맞았을 때 야수들이 잘 처리해주거나 포수가 잘 막아줄 때 가장 좋은 것 같다.


-포수로서 도루 저지를 했을 때와 투수로서 삼진 잡았을 때 더 짜릿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 정말 고르기 힘들지만, 짜릿함은 투수가 더 있었던 것 같다. 위기 상황에 올라갈 때가 많아서 그때 삼진을 잡으면 기분이 정말 좋았다.


원주고 김건희(가운데)./사진=김건희 본인 제공

-원주고에서 본격적인 투수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 5월에 왼쪽 손가락 인대 부상을 당해 수술을 했다. 수술 당시 많은 좌절감을 느꼈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팀에게 많은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깁스를 한 상태로 애들한테 한 시간 가까이 배팅볼을 던진 적도 있다. 그 과정에서 감독님과 투수 코치님이 투수를 제안하셨고 나는 수술 때문에 포구는 못 하지만 던지는 팔(오른팔)은 멀쩡하니 팀을 위해서 던져보겠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수술이 내겐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수술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앞으로 부상을 당하더라도 정신적인 면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 같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원주고로 전학 와서(북일고에서 2학년 겨울 전학)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 김덕윤(40) 원주고 감독님을 한 번 뵙고 싶었다. 부모님과 함께 감독님과 장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감독님의 야구관에 반해서 부모님께 '꼭 이 분 밑에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내가 바라던 스타일이었고 추구하던 야구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전학 와서는 예상대로의 결과를 얻은 것 같다.

▶ 예상보다 더 좋았다. 과장이 아니다. 야구뿐 아니라 인성적인 부분, 운동에 임하는 자세, 사회생활 등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단 한 번도 감독님 말을 헛되이 들은 적이 없다.


-평소에도 메커니즘에 관심이 많았었나.

▶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다. 원래의 나는 감각에 의존해 플레이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감독님의 메커니즘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이 부분을 이런 원리에서 던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고민하던 부분도 해결됐다. 그러면서 나만의 기준도 만들어가고 있다.


-메커니즘에 관심이 있다면 메이저리그도 자주 봤을 것 같다.

▶ 많이 보는 편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영상을 보면서 참고하다가 타격 밸런스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그래도 샌디에이고 경기는 많이 본다. 김하성(27) 선배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가 있어서였는데 타티스 주니어의 불법 약물 소식을 봤다. 이젠 김하성 선배님만 집중해서 본다. 선배님의 준비 자세나 타격 메커니즘을 많이 보고 따라 하고 있는데 그 덕분인지 후반기에 홈런을 하나 쳤다.


-키움에 뽑힌 소감과 팬들에게 한 마디를 남긴다면.

▶ 나를 믿고 뽑아주신 키움에 정말 감사드린다. 지금 당장은 완벽하지 않지만, 1, 2군 어디에 있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다. ('키움의 오타니도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에) 완벽히 따라갈 순 없겠지만,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려 한다. 김건희라는 선수를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그 응원에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려고 한다.


원주고 김건희./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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