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두경민(31·원주 DB)과 이관희(34·창원 LG)가 맞붙었다. 두 선수는 나란히 맹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DB는 1일 오후 7시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창원 LG에 102-94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DB는 시즌 5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이관희와 두경민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앞선 시즌부터 입씨름을 펼친 두 선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도 대결구도를 만들었다. 두경민은 2022~23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작년에 '6강 못 들면 농구선수라고 못할 것 같다'는 선수가 있었는데, 그 선수는 올해 엔트리에 든 건지 해석을 부탁한다"며 이관희와 LG를 저격하는 발언을 했다.
이관희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서울 삼성을 상대로 단 5득점에 그쳤고, 경기 중반 이후부터는 벤치에 앉은 시간이 더 길었다. 지난달 18일 KCC전(15분 30초)과 24일 KGC전(6분 55초)에서는 아예 무득점에 그쳤다. 시즌 첫 7경기에서 이관희는 평균 17분 40초를 뛰며 4.8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14.1득점)과 비교하면 확연히 떨어진 수치다.
반면 두경민은 좋지 않은 몸 상태에도 나올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기 전까지 올해 4경기에 출전한 그는 평균 24분 52초를 뛰며 16득점을 올렸다. 평균 득점은 팀 내에서 가장 높다. 두경민은 시즌 초반 그야말로 'MVP 모드'로 경기를 하고 있다.
두 선수는 1쿼터에는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관희는 쿼터 종료 4분 여를 남겨두고 나왔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두경민은 경기 전 이상범 감독의 예고대로 1쿼터 막판에 출전, 연속 4득점을 올리며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2쿼터는 이관희의 판정승이었다. 추격의 3점포로 포문을 연 그는 2쿼터에만 3점슛 4개를 성공시키면서 14점을 올렸다. 두경민 역시 12득점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으나 LG의 기세를 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LG는 46-46 동점으로 전반을 마감했다.
이후로도 두 선수는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특히 마지막 4쿼터가 절정이었다. 나란히 외곽포로 포문을 연 두경민과 이관희는 투혼의 활약을 보여줬다. 이관희는 꾸준히 득점 기회를 만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맞섰던 두경민은 경합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하고도 종료 3분을 남겨놓고 다시 들어왔다.
이날 두경민은 23득점을 올리며 팀 내 국내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이관희 역시 3점포 6방을 터트리며 똑같은 23득점을 기록했다. 이관희는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거뒀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두경민은 "매스컴에서는 재밌는 이야깃거리긴 한데, 그 선배(이관희)와 비교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누구와 경쟁을 한다던가 그러기엔 우리가 갈 길이 멀다"며 이관희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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